포르투갈 순례길

쉼의 여정

by J 스토브리그

첫 산티아고 순례길 이후, 내 삶에 조용한 변화가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쉼’을 대하는 태도였다. 이전까지는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잃어버린 채 살아왔고, 그 시간들은 마치 나 자신에게서 멀어져 있던 긴 여정 같았다. 그런 나에게 산티아고는 뜻밖의 선물처럼 다가왔고, 그 길 위에서 나는 처음으로 진정한 휴식을 배웠다. 그 경험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다시 정립하게 해준 전환점이었다.


그 특별한 순간을 다시 느끼고 싶어, 그리고 그 감동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고 싶어, 나는 당시 열 살이었던 건희와 함께 두 번째 순례길인 포르투갈 길을 걷게 되었다. 매년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것이 하나의 의식처럼 되었지만, 이번 여정은 이전과는 분명히 달랐다. 단순히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나에게 찾아온 ‘쉼’이라는 감정을 더 깊이 음미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예전에는 순례길을 통해 나를 생각하고, 삶을 되돌아보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그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 과정부터 ‘쉼’에 초점을 맞췄다. 항공권은 환승 없는 직항으로, 인천에서 프랑스로 향하는 아시아나 항공을 선택했고, 숙소 역시 공립 알베르게 대신 사립 알베르게를 중심으로 예약했다. 가능하면 다인실보다는 개인실을 선택해, 온전히 나만의 공간에서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여름 성수기라 비용적인 부담은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과감하게 나를 위한 선택을 했다.


귀국 일정도 조금 특별하게 구성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출국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고, 세계적인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투어를 미리 예약해두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구엘 공원까지 둘러볼 예정인데, 이 역시 건축과 예술이 주는 영감 속에서 또 다른 형태의 쉼을 경험하고 싶어서다. 항공권과 숙소, 주요 관광지까지 모든 예약을 마치고 나니, 마치 여행의 절반은 이미 완성된 듯한 홀가분함이 밀려왔다. 이제는 떠날 날만을 기다리며, 매일매일 다가오는 여정을 상상하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아직 발걸음을 내딛지 않았지만, 이번 순례길은 유독 기대가 크다. 느리게 흐르는 기다림의 시간은 설렘과 함께 때때로 조급함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 포르투갈 길 위에 서 있을 나를 그려보며, 산티아고에서 배운 쉼의 진정한 의미를 이번 여정 속에서 더욱 깊고 넓게 체험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병환 저의 두 번째 책 "괜찮아 같이 밥 먹자"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괜찮아 같이 밥먹자 출간 도서
괜찮아 같이 밥먹자 출간 도서

저자님이 산티아고 길에서 느낀 삶과 청년들과 밥 한 끼를 나누기로 결심한 이유는

<괜찮아, 같이 밥 먹자> 책 속에도 깊이 담겨 있답니다.


저자님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는 분들은 책을 통해 마치 저자님과 대화를 나누듯,

그 이야기를 함께 걸어가 보셨으면 합니다. ✨



@jacob_camino 괜찮아, 같이 밥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