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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분카레 Nov 06. 2022

요양보호사 자격증

요양보호사 자격증

두어 달 동안 요양보호사 수업 이수를 채우고. 어제는 국가고시도 치뤘다.

잠시 쉬는 동안의 시간을 활용해 자격증 시도를 한 것은 잘 한 것 같다.

언젠가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귀촌을 하게 될 때 필요할 수도 있겠다라는 대비차원에서다.

내 부모를 모시는데도 지원을 받는 시대다.


처음 시작은 그랬다.

설마 내가 이 자격증으로 써 먹을 일이 있겠어? 혹시 어머니와 같이 살게 될 때 자격증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지 몰라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수업을 듣는 대부분의 동기들이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듯 했다. 몇몇 분들은 친정엄마가 혹은 남편이 치매로, 파킨스병으로 거동을 못해서 어차피 내가 보살펴야 할 거면 가족부양으로 할 수 있도록 자격증 취득을 위해 왔다고 했다. 하지만 그 외 대부분들은 이 자격증으로 일을 하려고 온건 아니라고 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다보니 출석에만 신경 쓰고 수업은 건성건성으로 들었다. 실습도 요양원 방문이 안 되니 교육센터로 나가서 영상을 보고 교육을 듣는 것으로 떼웠다. 듣는둥 마는둥 했던 처음 수업태도와는 다르게 들을수록 관심이 가졌고 알아야 할 것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노인들의 심리적 외로움을 이해하고 나니 측은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자격증이라는 잿밥에만 관심 있었지 정작 노인요양에 대한 이해에는 무관심이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좀 더 수업을 집중적으로 들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생기자 수업은 곧 끝이 나고 말았다.

 

사회가 점점 고령화 되어가면서 노인을 보살피는 일은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더군다나 치매가 있는 노인이 있는 가정은 가족들의 삶까지 피폐해질 정도로 간병은 길고도 험하다. 치매 커밍아웃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치매에 대한 주위사람들의 시선이나 무관심은 더욱 환자와 가족들을 고립시킨다.

꼬장꼬장하고 까다롭고 추하고 온갖 안 좋은 수식어를 다 동원할 정도로 노인은 기피 대상이고 관련 일은 인기가 없다.


요양보호시설이나 방문요양을 맡아서 해 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직업으로 간주되다 보니 너도나도 자격증만 소지하고는 일을 기피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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