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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Sep 23. 2021

여름이 좋아

두바이 여행사진, 사막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묻는 질문에 항상 확답을 못했었다. 

계절마다 다 좋아서. 봄이면 싱그러운 연두색 잎들이 사랑스럽고, 여름의 얇은 옷차림이 좋다. 가을 날씨는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남아 어디로든 걷고 싶고, 겨울은 포근하게 쌓인 눈이 너무 아름답다.


이제는 여름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더워서 화장도 잘 안 먹고, 껴입지도 못해서 점점 헐벗어야 하는 꾸밈없는 본연의 모습이 좋다. 계절은 언제든 날 것 그대로지만 사람은 특히 여름에 더 잘 드러난다. 외모뿐만 아니라 마음가짐도 그렇다. 더위로 인한 짜증은 본성을 알아차리기 좋은 도구다. 더운 날 여행 가서 많이 걸어야 할 때 신경질 안 부리는 사람은 정말 가까이 둬야 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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