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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Jul 28. 2022

시작은 깃털보다 가벼워야 한다

운동 후 스트레칭

규칙적으로 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안정감이 느껴진다. 하던 걸 꾸준히 하는 것. 그리고 변화 없이 해나가는 일이 좋다. 간혹 그 안에서 생긴 약간의 변화가 마음이 놓인다. 차근차근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어지면 내가 시도해보는 행동 방식이 있다. 극단적으로 어떻게 하면 쉽게 있는지 모색해보는 일이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무슨 계획이든 의욕이라면 얼마든지 해낼 있을 같았다. 100% 착각이었다. 그 의욕을 얼마가지 않는다. 작심삼일도 안가는 것 같다. 내 의지와 첫 마음에 대한 오만한 과대평가을 얼마나 오래 지속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지금도 무엇을 계획하면서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과정이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고 나면 또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좌절을 반복한다. 


1시간씩 해낼 수 있는 이유는 의욕이 아니라 보상이 명확해야 한다. 그러나 당장 만들고 싶은 새로운 습관에는 보상이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해냈을 때에 오는 미세한 변화를 가지고 삶이 은근히 바뀌는 것이다. 그럼 이 습관의 시작도 은근하게 나도 모르게 어렵지 않게 이뤄져야 한다. 보상은 결과로써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과정이 보상이어야 한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 진부한 글귀 같아도 삶에 적용해보니 어쩔 없었다. 매일 조금씩 행동으로 옮겨보고, 과정에서 오는 의미를 '보상'이라 여겨야만 지속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나는 실제로 매일 아침 스트레칭을 30분 동안 한다. 이 계획은 몇 개월 동안 다이어리에만 적었고 매일, 매주 실패를 반복했다. 습관이 되기 너무 어려운 일 같았다. 아침잠에서 깨어나서 출근 준비하기도 바쁜데 그보다 훨씬 더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게 너무 번거로웠다. 


이 계획이 너무 거대하다고 느껴서 아주 작게 쪼개 보았다. 일단 눈을 뜨면 양치질을 먼저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텁텁한 입안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양치질까지는 눈을 감으며 비몽사몽에 해내기 쉬웠다. 입안에 물을 헹구고 나면 어느 정도 상쾌한 기분이 든다. 이때 시작하는 운동은 누워서 한다. 기지개를 켜는 정도로 시작하는 이 움직임에서도 아주 서서히 몸을 깨운다. 그러다 10분 정도 지나면 앉게 된다. 나에게 맞는 운동 영상을 찾는데도 꽤 오래 걸렸다. 이다음에 좀 더 격렬하고 싶고 그날에 따라 어깨나, 허리, 엉덩이 등 더 찌뿌둥한 곳이 있다면 그걸 찾아서 한다. 차근차근 나를 속이면 30분이 금세 지나간다. 이정도 스트레칭으로도 요즘 아침엔 땀이 살짝 맺는데 이때 샤워하는 게 제일 개운하다.


요즘 새롭게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내 계획이 보기엔 그럴싸해보여도 실행하기 굉장히 어렵다는 걸 무의식 중에 알고 거부하는 것 같다. 시작을 깃털보다 가볍게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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