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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Mar 30. 2023

무모한 구석

글쓰기의 유용함

나는 전형적인 I형 인간으로 어른이 돼 가고 있다. 어릴 적에는 외향적인 성격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나서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었고 뭐든 잘할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러다 커가면서 과도한 경쟁과 비교로 꽤 많이 잔잔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부끄러움도 없으니까 조용히 있는 편이 나았다. 정확히 사회생활을 한 이후로 그랬다. 깎아내려지느니 조용하게 다소 의지 없어 보이는 애라는 평가가 견디기 쉬웠다.


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다. 부끄럽기를 주저하지 않고 가끔은 엉망진창이 되는 게 좋다. 그렇게 자유롭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매력을 느낀다. 영화 나 책 속에서 그런 주인공들에 늘 눈길이 갔었다. 무모하고 싶은 욕망은 아마 글쓰기로 도망친 같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해도 돼?라는 말은 나에게 칭찬이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일지라도 나는 늘 경계에서 쓰고 있다. 여기까지 쓸지 말지를 고심해서 쓴다.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들은 어디서는 글감을 찾아내곤 한다. 누군가는 글쓰는 사람들은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고 하던데, 나도 마찬가지다. 무슨 일이 생기면 잘 적어내고 싶다. 사실 좋아요, 댓글, 구독 때문에 내 인생이 바뀌는 건 없었다. 초콜릿처럼 아주 잠깐은 뿌듯할 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쓰기를 통해서 뭐든지 적어낼 수 있다. 그게 조용한 삶에 무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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