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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Mar 14. 2023

그만두는 마음

포기하는 용기가 있어야 할 때

즐겁게 하던 배드민턴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인생 운동을 찾았다고 기뻐했던 것도 잠시다. 약 10개월 간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것처럼 깊게 빠져들었고 지금도 여전하다. 땀 흘리며 운동하는 기쁨,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과의 호흡, 쾌활한 웃음도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운동하면서 천진난만해진 내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제 배드민턴을 못 치게 되는 상황이 생겼다. 사실 어떻게 해서든지 이어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 우선순위를 알고 있고, 그에 맞게 행동하기로 했다. 감정적이라면 다 무시하고 배드민턴 쳤겠지만 이성적으로 그만할 때가 맞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결정이다.


아쉬움만 가득하진 않다. 그간 배드민턴을 꾸준히 한 덕분에 얻은 체력, 팀워크, 운동하는 마음, 꾸준함에서 얻어지는 성장하는 느낌 같은 건 내 감각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과감하게 선택한 이후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걸 마주하는 건 언제나 설레고 좋았다. 


이번에 한 결심은 지금까지 해오던 선택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보통의 하던 다짐들은 안 좋은 습관을 버리거나, 갖고 싶은 것들을 사는 것처럼 무에서 유를 선택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았다. 지금은 좋은 일에서 더 좋은 것을 향하는 일이다. 노력보다 선택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다. 포기하므로 얻어지는 일에 대한 확신이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확신해도 삶은 여기저기에 더 좋은 일이 분명히 있다. 내가 발견하기 나름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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