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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Apr 12. 2023

낭만이 별거냐

연애 중 낭만에 대하여

B는 가끔 내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 같다. 예쁘고 사랑하고 멋있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처음엔 너무 어색하고 민망해서 어떻게 반응할지 허둥댔다. 분명 나보다 공감지수도 높고 감수성이 풍부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소설보다 시를 더 좋아한다. 시는 예술적 극치가 아닌가. 나는 아직 감상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시를 읽냐고 묻길래 싫어하진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자 B가 외우고 있던 시 하나를 말하기 시작했고 나는 이렇게 소리쳤다.


“어! 나, 시 별로 안좋아하는 것 같아. 지금 딱 오글거려“

"아울, 오글거리다는 이유로 낭만이 사라지고 있다고!"

"아, 그런가? 그럼 견뎌볼까?"

"아니야 사람이 안되는 건 안돼"


낭만과 오글거림의 거리는 너무 가깝다. 어디선가 ‘현실은 로맨스 영화같지 않아서 우리는 그 설렘을 느끼기 위해 영화를 본다’고 들은 적이 있다. 앞으로 오글거림 치부하기보다 낭만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까? 아, 그러고 보니 요즘은 로맨스 영화가 땡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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