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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Sep 19. 2023

놀라지 않는 사람

한옥마을의 밤풍경

한옥마을의 밤은 낮보다 좋다. 특히 외곽 쪽에 오목대, 오목교 쪽으로 걷다보면 울창한 나무들과 한산한 동네 풍경을 거닐 수 있다. 그 쪽으로 사부작 사부작 밤 산책을 다녀오려고 했으나 열정적인 출사모임이 되버렸다. 와 예쁘지 예쁘지, 하면서 정말 많은 곳을 찍었다. 관광객들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한시간 가량 산책한 후 땀이 맺히고 꿉꿉해졌다. 카페에 가서 마지막으로 야경을 보고 이야기를 하다가 '놀라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남자친구가 뭔가를 볼때 특별히 엄청나게 좋거나 크게 감동받는 느낌을 받아본 적 없다고 했다. 어제 본 소리문화축제의 공연도 좋긴 했지만 앵콜을 외친 사람들의 진심을 궁금해하기도 했다. 난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의 공연이었다. 


음악 말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술 작품을 보거나, 클래식 공연, 건축물, 운동하는 모습 들도 사실 잘 놀라고 부러워한다. 매사에 관심이 많기도하고 좋아하는 것도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남자친구는 떠올린 것이 축구였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것 다 합해도 축구만큼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크게 감동받지 않고, 놀라지 않는다고 해서 재미없게 사는 사람 느껴지지 않는다. 최소한 잘 놀라는 나보다 훨씬 더 즐겁게 사는 것 같다. 오늘 산책도 그랬다. 사진을 찍을 때면 유심히 관찰하느라 뒤늦게 뛰어오곤 했다. 단지 소름이 잘 끼치지 않는 피부를 가졌을 뿐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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