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의 묘미
여행을 되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건 늘 ‘여정’이다. 쏘렌토행 기차가 파업을 한 덕분에 역에서 맛없는 점심으로 시간과 식사를 때웠다.
나폴리역은 표지판이 불친절했다. 90프로는 여행객인 그곳은 각자의 언어로 길을 찾느라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그 와중에 나는 벤치에 가방을 놓고 캐리어만 끌고 왔네. 이탈리아 소매치기에게 가방을 내준 셈. 30분 뒤에 뛰어간 그곳에 내 가방이 고스란히 있는 건 기적이었다.
늦게 도착한 기차를 타고, 한숨을 돌렸다. 창밖을 보면서 손잡고 오빠 어깨에 기댔다. 편안하고 노곤했다. 로마에서 나폴리로 가는 풍경이 너무 예뻐서 울컥했다.
그리고 카프리섬에서 머문 바다에서 고단한 마음이 싸악 씻어내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