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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May 31. 2024

결혼식에 OO 안 해도 괜찮아

2024 웨딩 시장에서 살아남기

우리가 좋아하는 사진

결혼 후 신혼여행 5일 차. 결혼식을 두 번 해야 한다는 꿈을 꾸고 ‘으아악’ 하면서 악몽에서 일어났다. 6일 차, 조식을 먹으며 처음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제야 조금 고단함이 달래졌나 보다.


한국식 ‘한 번뿐인 결혼식’ 은 해야 할 일이 미쳤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문구 없음) 당장 네이버에 검색해도 체크리스트를 나눠주겠다는 블로그들이 넘치고, 유튜브에는 온갖 결혼식 추천템들이 늘어선다.


입어보는 것만으로도 돈이 나가고, 지금 당장 계약해야 할인이 되는 협박을 받고, 연계된 곳이 아니면 대관료가 추가되는 폐쇄적 독점 거래가 횡횡한다. 말도 안 되는 불공정 거래 엄연히 존재하는 시장.


널리고 널린 엑셀 체크리스트 하나 다운로드하지 않은 이유다. 이 시장에서 호갱이 되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다. 행복을 꿈꾸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돈 때문에 그래?’라는 미묘한 감정 소비를 부추긴다.


옳고 그른 소비는 없다. 내키는 만큼 쓰면 된다. 우리는 특히 적게 쓰고자 한건 아니었다. 스드메 업체 끼고 200명 보증인원으로 대관했다. 이외에는 큰 욕심이 없었다. 같은 돈이면 더 좋은 가전이나 여행에 쓰고 싶었다.


그럼에도 결혼식에 OO을 안 하면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시시각각 튀어 오른다. 처음 하는 일이고, 기분 좋아야 할 날이고, 잘 보이고 싶은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하는 일은 잘할 수가 없다. 이걸 인정하니 조금 편했다.


‘결혼식 준비, 이걸 했어요!‘ 하는 콘텐츠는 많을 테니 나는 안 한 걸로 기록해 보고 싶었다.


결혼식에 쓰지 않은 소비

신혼집 마련, 혼수 (살던 집 합가 기존에 쓰던 것 유지)

드레스투어/ 메이크업 리허설/웨딩 전 신부 케어 (마사지, 피부과 등)

본식 결혼식 예도 (화촉점화 도우미)

본식 스냅사진 / 야외 스냅촬영

본식 포토부스

전문 사회자

2부 드레스 한복대여 (휴양지에서 입을 원피스 구매)

프로포즈반지, 웨딩 반지, 시계, 명품백 등

예물, 예단


결혼식에서 할까 말까는 주로 살까 말까의 고민

결혼식 문화뿐만 아니라 이 업계의 불합리한 가격까지 누구나 문제의식은 알지만 당사자가 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이 돼버린다.


나는 안 한 게 많은 것 같은데도, 다시 떠올리면 즐겁기보다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진다. 왜 이게 어려웠냐면 안 해도 괜찮을지 몰라서였다. 누군가 글로 적어줬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았다. 식 이후 쓰는 결혼에 관한 글들이 예비부부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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