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얼마나 좋아하세요?

취미도예생활

by 김아울
도자기를 얼마나 좋아하세요?


이 질문은 태어나서 처음 받아봤다. 듣는 순간에는 어떤 테스트하나 싶었다. 꼬아서 생각하는 편이 잦아서 바꾸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평소 선생님의 태도를 보면 직설적이고, 순수한 궁금증으로 가득하신 분이라 그러려니 했고 나도 답하고 싶었다.


"수익에 대해서 상관없고, 제 삶에서 도자기라는 분야를 알게 된 게 너무 행복하다. 이 행위가 새로운 문을 연 것 같다. 큰 꿈은 없고 그저 제가 원하는 식기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게 3년째 안되고 있다. 그런 색감과 질감을 구현하고 싶어서 유약공부를 하고 있다"


지금 3시간을 오가며 타지에서 '유약'이라는 분야를 배우고 있었다. 선생님의 기물은 아름답고 부러웠다. 나도 저런 색감이 나올 수 있을까 싶어 심장이 두근거렸다. 우리도 충분히 이런 걸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2시간을 듣기 위해 6시간을 오가는 게 괜찮은 이유다.


선생님은 잡담하길 좋아하는데 그 말도 하나하나 새겨듣게 된다. 작은 도시에서 혼자 어찌어찌 집에서 도예생활을 이어오다가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니 흥미진진했다. 주로 공방을 운영하는 사장, 도예작가라고 불리는 전업으로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솔직히 다 남의 이야기 같다. 그러다 내가 저 대답을 하고 나서는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본업이 있고 이걸 취미로만 했을 때에도 얼마든지 확장시켜서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다. 나는 이게 더 솔깃했다.


벌써 30년 전인데, 피아노 학원에서 원하는 곡을 치기 위해서는 순서대로 악보집을 연주하고 나서야 가능했다. 치고 싶은 바하의 곡은 3년 이상을 다닌 후에야 가능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나서 다시 피아노 레슨을 받았을 때, 취미반은 원하는 곡을 바로 연습할 수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나는 지금 그런 시기인 것 같다. 도예학부생도 아니고, 교수될 것도 아니고. 모든 걸 두루두루 알아보고 그중에 골라보는 어릴 적 공부방식으로 배울 필요가 없다. 어쩌면 내 노선은 이미 정해졌던 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 흙 만질 생각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 상태로 만들기 위해 내일도 출근을 하면 된다.


회사를 다닐 정도로 좋아한다고 말했으면 답이 쉬웠으려나.

keyword
김아울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회사원 프로필
팔로워 503
매거진의 이전글권위의 무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