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인간 에세이
회사에서 창문을 등지고 앉는 자리에서 일한다. 겨울이면 등에서 싸늘한 추위가,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이 비친다. 사무직 인간이라 너무 햇빛을 보지 않는 것 같아서 웬만하면 블라인드를 걷어두는데, 내 창문이 옆자리 직원의 모니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해서 어정쩡하게 닫아 놓았다.
오늘은 그 직원이 밖에 눈 오는 소식을 내 뒤 창문을 바라보며 알려줬다. 오랜만에 펑펑 내리는 눈이라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집에 갈 때까지 길이 얼어붙지 않아야 하는 걱정이 피어났다. 그때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충분히 좋아하기로 하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아쉬운 마음에 거울이 창문을 비추게 했다. 사람의 눈의 시야가 넓은 건지, 보지 않아도 뭔가가 움직이는 듯해서 책상이 굉장히 역동적으로 느껴졌다. 조금 있다가 같은 건물에서 친해진 지인이 놀러 왔다. 창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커튼을 내리고 있는 부분을 보며 의아해했다.
뭐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충 추위와 더위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자 그분은 자신은 사무실이 지하에 있어서 창문이 없어 답답하다. 그래서 창문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평소 창문을 보며 일하지 않아서 다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예 없다고 생각하니 그건 또 다른 심정일 것 같다.
창문이 있는 걸 부러워하는 사람을 보면서, 내가 누리고 있는데 좋아하지 못했던 것들도 생각해 보려다가 말았다. 난 창문을 좋아했고, 이 창문 아래로 펼쳐진 큰 나무들의 꼭대기를 바라볼 수 있었다. 사시사철 푸르르지 않아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도 사랑해왔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리고 더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