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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엽 Nov 11. 2017

유전공학의 딜레마

디자이너 베이비

유전공학이란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생물 본래의 능력과 기능을 개선해 주는 공학이다. 사람들은 유전공학이라 하면 흔히 대부분 복제인간을 떠올린다. 그러나 유전 공학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 활발히 쓰이고 있는 테크놀로지이다. 당뇨환자들에게 쓰이는 인슐린을 싼 값에 대량 생산하는 기술, 인체와 환경에 피해를 주는 농약을 쓸 필요가 없는 무농약 품종의 개발, 불임을 돕는 인공수정, 논란이 되고 있는 티컵 사이즈의 강아지나 서로 다른 종의 강아지를 교배시켜 새로운 종을 만드는 (말티푸: 말티스와 푸들의 개량 종) 기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디자이너 베이비’라는 기술은 윤리적인 이슈로 화두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아기의 성별이나 눈동자와 피부색을 고를 수 있고, 유전병을 치료하고 우성의 유전자를 택하여 선천적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아이를  ‘만드는’ 기술이다. 아직 상용화는 안되었지만 이미 1999년에 타임지에 소개된 바 있고 현재 미국에서 인공수정 가격이 2만 달러이고 그 기준에서 4천 달러 한화로 약 450만 원 추가 비용을 내면 건강한 태아를 만들 수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디자이너 베이비’의 상용화는 이미 우리 코앞에 와있다. 


당신이 혹은 당신의 부인이 임신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늘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인데 경제 사정이 여유롭고 가격 이적당하다고 느껴진다면 당신은 아기를 위해 어떤 결정을 하겠는가? 내가 내 돈으로 내 아이의 건강과 아름다운 외모를 더하여 주는 게 뭐가 문제일까? 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기술이 의료 행위의 일부로 보편화된다면 사람들의 신분이나 경제력의 결과로 윤리적 딜레마와 사회 문제를 만들게 될 것이다. 가장 부유한 사회, 부유 한 사람들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2세를 출산할 것이며 가난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질병에 시달리거나 외모적으로 매력이 없는 2세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유전적으로 금수저 흙수저로 갈리는 것이다. 영화 ‘가타카’(1997, 엔드류 니콜)처럼 운명이 정해진 사회가 ‘만들어’ 질 것이다.

영화 가타카에선 태어나기 전 유전자 조작으로 완벽에 가까운 아기들과 자연적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차별화된 모습과 생활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마치 현재의 장기 밀매처럼 유전자 정보를 조작하고 유전자 아이덴티티를 사고파는 유전자 암거래(blackmarket)하는 미래사회의 어두운 모습 또한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내 아이의 건강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라며 ‘디자이너 베이비’를 환영하기엔 감수해야 하는 윤리적 인문제가 너무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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