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콘텐츠52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PD Jan 30. 2018

<김무명을 찾아라> 시청의 이유를 찾아라

매거진<콘텐츠52> 3회 


<진실게임> 이후 진짜와 가짜를 찾는 놀이는 적절하게만 사용하면 큰 흡인력을 끌어올 수 있는 마법의 코드였다. <너의목소리가보여>는 실력자 사이에서 음치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확히 말하면 이 프로그램은 음치로 오해 받은 참가자가 실력자로 인정받는 순간의 쾌감을 동력으로 삼고 있다. <김무명을찾아라>도 지난 달 말까지 6부작으로 방송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진짜 중에 가짜를 연기하는 배우를 찾는 <김무명을찾아라>는 몇 가지 중요한 장치를 마련하여 재미를 확보했다. 우선 단지 외모나 대화(인터뷰)를 통해 가짜를 고르는 기존 형식을 넘어 그들이 어떤 퍼포먼스를 보이는 공간을 만들어, 활동하는 그들을 보며 진실을 파헤친다. 입체적인 구성이 가능한데다 MC들의 역할 분담도 좋다.    

퍼포먼스도 다양하다. 매회 새로운 환경과 출연자들을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다. 전문 배우 등을 섭외하여 특정 직업인인 것처럼 보일만큼 연습시킨 것도 프로그램의 밀도를 높였다. 활동에서도 가짜인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선 그만한 준비가 필요하고 그 결과는 몰입감을 높인다.    


MC들이 가짜를 고르는데 혼선을 주기 위해 설계자를 섭외하여 신경전을 시켰다. 설계자로 인해 퍼포먼스를 보여야 하는 출연자들은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일사분란하게 할 수 있다. 두 번의 찬스 안에 가짜를 고르기가 만만하지 않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가짜를 찾는 건 쉬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재미가 있고 마지막까지 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결점이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가짜마저 진짜 같아 보이는 신기함과 진짜마저 가짜 같은 개그 사이에서 갈등한다. 전자라면 설계자는 필요 없어진다. 후자라면 예능적 즐거움은 주지만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한다. ‘이 프로그램은 무엇을 위해 만든 거지?’ 공학적으로는 성립이 되는데 막상 보면 시청의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김무명을찾아라>는 이 두 요소를 혼합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질감으로 분량을 확보하며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후자의 요소가 포함되는 순간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의미가 퇴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짜가 공개되어도 감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이 수준 이상의 재미를 주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2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TV 앞에 모이게 하기 위해선 프로그램의 의미 찾기에도 고민을 해야할듯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