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고급스러워서 부담스럽던 픽업트럭.
5.7 L 8 V Hemi Engine.
상상만 해도 너무나 좋은 트럭이다. 8 기통의 부드러움과 배기량 5700cc.
Jeep Wrangler 4XE를 주문하고 그냥 딜러샵에 놀러 갔다가 이 픽업트럭이 눈에 확 들어왔다.
내심 그전까지 타던 Ford F-150을 처분하고 재미없는 Mercedes-Benz B Class를 타고 다니니 너무나도 픽업트럭이 간절해졌다.
영업 사원에게 한번 시승해도 돼?라고 물으니 키를 가지고 나온다.
마음속으로는 시승만 하는 거야라고 되새김질을 여러 번 했다.
영업사원과 함께 시승을 나섰다. 오오오! 이 승차감은 뭐지? 마치 벤츠 S 클래스를 타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적당히 출렁거리면서 편안하고 덩치에 안 맞게 날렵하다.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어서 차고의 높낮이가 조절된다. 센터 패시아에 있는 12인치 모니터와 여러 가지 버튼들이 현란하다.
무슨 트럭 실내가 이리도 좋아하면서 편안한 승차감과 날렵한 주행능력을 확인했다.
각진 디자인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나 둥글둥글한 모습이다.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는 당연 Ford F-150이 픽업트럭 중에서는 판매 1위지만 고급 픽업트럭으로는 Ram 1500을 쳐준다. 아까 경험해보았던 승차감과 멋진 실내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인생 뭐 있어. 하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건 가져야지 하면서 핑곗거리를 만들었다.
다시 딜러샵에 가서 영업사원과 딜을 했다. 데모 카로 사용하던 거라 주행거리가 벌써 5000 Mile 정도 되었다.
1 마일당 1달러씩 깎자라고 나는 영업사원에게 제안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척하던 영업사원은 메니져와 이야기를 한다고 자리를 떴다. 결국 내가 원하는 금액에 계약은 성사되었다.
12인치 모니터. 모니터를 통해서 차의 여러 가지를 컨트롤도 할 수 있고 물리적 버튼을 이용해서도 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을 볼 때는 시원시원하다. 화면 분할도 된다.
모니터 밑에 있는 여러 버튼과 다이얼은 주로 견인할 때 사용하는 것들이다. 써본 적이 없다.
처음 픽업트럭을 구입했을 때 같은 흥분과 두려움은 없었지만 운전하는 내내 편안했다 자꾸 전에 타던 150과 비교를 하게 된다. 편의 사양은 램 1500이 훨씬 좋다.
시동도 키를 돌리는 것이 아닌 버튼식이고 기어도 기어봉이 있는 것이 아닌 다이얼 방식이다.
다이얼 방식으로 기어를 변속하는데 처음에는 엄청 어색하고 실수도 많았었다.
핸들 옆에 자리 잡은 시동 버튼과 다이얼 방식의 기어.
기분 좋게 랄랄라 하면서 타고 다녔다. 뭐 5.7 리터의 엔진이다 보니 기름은 좀 먹었지만 그래도 넘치는 힘을 즐기면서 타고 다녔다. HUD 도 있어서 계기판을 잘 보지 않게 된다. 운전하면서 유리창에 여러 정보가 보이니 그냥 그것만 보게 되었다. 너무 외부 온도가 높거나 낮으면 자동으로 시트에서 찬 바람이 나오게 켜주고 엉뜨와 핸들도 따땃하게 해 주고 운전을 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준다.
사진 아래 우측을 보면 발 모양의 버튼은 페달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버튼이다. 이 버튼을 조절해서 브레이크와 가스 페달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견인을 위한 여러 버튼들. 트레일러의 방향도 조절 가능하다. 차고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버튼이 우측에 있다.
계기판. 디스플레이되는 내용이 너무 많다. 나는 단순화시켰다. 너무 많은 정보가 표시되면 정신이 없다.
제일 적응하기 힘들었던 룸미러. 거울이 아니라 차 뒤편에 있는 카메라의 영상을 보여준다.
익숙해지니 너무나도 유용했던 밤에는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다.
마치 비행기 콕핏 같은 느낌의 머리 위의 버튼들.
개방감이 아주 시원했던 선루프
시트가 인조 가죽이 아닌 천연 가죽이란 걸 엄청 강조했던.
광활한 뒷자리.
뒷좌석 열선도 있었다.
오디오는 하만 카돈이었다. 음질. 끝내주었다. 가끔 음악을 듣기 위해 차에서 내리지 않은 적도 있었다.
발판은 자동으로 내려가고 올라갔다.
앞 측면 모습
뒷 측면 모습
트렁크에 오를 때 유용한 발판
광활한 트렁크.
멀티 펑션 테일 게이트라 옆으로도 열린다.
정면 모습. 못생겼다.
22 인치 휠이다.
몇 달 잘 타고 다녔다. 여러 번 말했지만 승차감과 조금 덩치에 비해 날렵함 그리고 오디오 시스템.
그런데 어느 순간 너무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편안하고 장거리를 운전하더라도 피로감이 덜하고
겁 없이 아무 데나 갈 수가 있는 픽업트럭이었지만 너무나 고급스럽기에 부담이 오기 시작했다.
나와는 잘 맞지 않는 차란 생각이 들었다. 촬영을 나가더라도 멀리 세워두고 사람들 눈에 잘 안 뜨이게 주차하고 돌아다녔다. 너무나 화려하고 편안하고 좋은 차였지만 나에게는 부담이 되는.
그 부담감이 이차를 처분하게 만들었다. 너무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그런 느낌.
이차를 타고 다니다가 다른 차를 타게 되면 답답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실내 크기도 그리고 성능도.
나를 너무 눈이 높아지게 만든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