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첫만남 이후 해뜰이는 무럭무럭 자라 21개월이 되었다. 처음에는 밤낮없이 2시간마다 분유를 먹어야하니 집안은 한밤중에도 대낮이었다.
8개의 젖병을 씻으며 열탕 요정으로 살아가던 시절. 안 나오는 모유 짜 보겠다고 두 달을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완벽하게 분유로 넘어왔다.
해뜰이는 잘 안 먹는 아가였다. 태어났을 때도 빠는 힘이 부족했는지 잘 먹질 못했다. 식음전폐 하더니 결국 퇴원 준비를 마치고 해뜰이를 데리러 신생아실로 가려는 찰나, 급한 연락을 받았다. 해뜰이는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갔다. 대학병원의 검사는 개미지옥이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만큼 꼼꼼히 하는 것이니 장점도 있지만, 어린 것이 고생한 생각을 하면 눈물이 앞을 가렸다. 산후조리원은 미뤄졌고, 나는 퉁퉁 부은 다리를 끌고 엄마와 남편의 뒤를 따라 하루에 2번씩 병원으로 면회를 갔다. 매번 우리는 아기에게 우유를 먹여보려 애썼지만, 30분은 짧았다.
다행히도 해뜰이가 받은 갖가지 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었고, 젖병도 제법 빨게 되어 5일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속싸개를 두른 해뜰이를, 우리집 차에 처음, 바구니 카시트에 처음 뉘었다. 예정보다 일주일 늦었지만, 이젠 상관없었다. 곧장 산후조리원에 들어갔고, 그마저도 방이 없어 아래층 산부인과 병실에서 하루를 묵어야했다. 하지만 그것도 상관없었다. 해뜰이를 침대에 뉘여놓고 붙어있을 수 있어 좋았다. 하루에 2번, 30분씩이 아니라 계속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잠든 해뜰이를 보다가 방 안을 둘러보다가 창밖도 내다보다가.
여름이 묻어있는 오후의 햇살만큼, 오랜만에 내게 찾아온 평안과 나른함은 무척 따뜻했다.
구 해뜰이는 현 보민이가 되어 21개월이 되었다. 자는 모습에도 감격하던 초보엄마는, 잠 좀 자라고 씨름하며 지내고 있다. 보민이가 낮잠 든 오후, 그날처럼 햇살이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