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메신저지만 두 개의 프로젝트는 매우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였다.
단순 Text전달 목적으로 활용되던 메신저가 이제는 업무의 트렌드에 맞춰서 '협업'에 포커스 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수많은 업무 처리 과정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면서 협업 툴 한 가지 만으로도 수많은 업무를 단순 '처리'가 아닌, '효율적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효율적 처리는 곧 생산성 향상을 의미하며, 생산성 향상은 개인의 성과와 회사의 성과로도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협업 툴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좀 더 나은 협업 툴 도입을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B2C와 B2B메신저 프로젝트를 두 개 다 진행해본 경험이 있다. 같은 메신저 서비스에 대한 기획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두 개의 프로젝트는 매우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였으며 다른 기능과 다른 환경에 포커스 되어 제작되었다.
별거 아니지만, 메신저에서 B2C와 B2B의 차이는 무엇이었고 나는 어떠한 관점에서 접근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B2C와 B2B메신저 서비스는 제너럴 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비스마다 다른 컨셉으로 제작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케이스가 다 동일한 관점으로 바라보기는 힘들 것이다. 그 부분을 참고하고 읽어주길.)
참고로 나는 현재의 에이전시 입사 전에 스타트업 문화를 잠시 접하는 동안 나는 수많은 협업 툴을 접하였으며,
그 이후로도 협업 툴을 꾸준하게 개인적인 스터디 목적으로 사용해왔던 사용자이다.
메신저 서비스 기획에 대한 경험이 있으며, 메신저 환경에 대한 활용도가 높은 사용자이기도 하다.
B2B 메신저와 B2C 메신저의 차이?
1. 대화방의 의미란 무엇일까?
[B2C - 일상 대화]
일상 대화란 무엇일까? 뭐해? 뭐 먹을까? 이거 어때? 안부, 계획, 단순 소통...
사람 별, 주제 별, 시간 별로 끊임없이 수많은 대화방이 생성되고 섞여 이루어진다. 메신저의 가장 주요 역할은 ‘실시간 대화’이다. 알림 뱃지가 뜨면 우리는 어떤 주제의, 어떤 사람의, 어떤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들어가게 된다. 알림 뱃지의 의미는 누군가 ‘나’를 불렀구나, 누군가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구나 이다.
즉 다시 말해, 대화의 주체는 '나의 일상 속의' '나'이다.
이에 따라 B2C일수록 자신의 대화를 표현하는 부가적 기능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모티콘이나 프로필 편집 (프로필 사진과 배경 사진) 등이 그 예이다.
[B2B – 업무 대화]
그렇다면, 업무 대화란 무엇일까? 이거 확인 주세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노티, 공유, 조율, 협의....
대화는 주로 ‘팀’ 단위, ‘프로젝트’ 단위로 시작되어 자료 공유와 실시간 회의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메신저의 가장 주요 역할은 ‘업무에 대한 소통’이다. 알림 뱃지가 뜨면 우리는 어느 방에 알림뱃지가 떴는지 우선 확인한다. 어떤 팀, 혹은 어떤 프로젝트에 이슈가 있는지 그것들의 소통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들어가게 된다. 알림 뱃지의 의미는 ‘프로젝트’에 대한 상황 보고이며, ‘팀’에 이슈가 있고 없고에 대한 표현이다.
B2B 메신저의 대화 주체는 '프로젝트와 팀 속의 나의 역할'이다.
이에 따라 B2B일수록 제한적인 프로필 설정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업무에 필요한 이메일이나 전화번호 등을 필수로 입력 가능하게 할 수도 있으며, 관리자가 등록해놓은 정보에서 수정 불가하게도 제공하기도 한다.
2. 상태 표시 / Noti의 의미는 무엇일까?
[B2C – 나에 대한 표현]
B2C메신저는 Allways On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화 가능 상태에 대한 상태 표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상태 표시는 나의 '대화' 가능 상태가 아닌, '나'의 상태의 표현으로서 사용된다. 감정 상태가 어떠한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표현의 역할로서 작용한다.
개인 메신저에서 나의 '대화'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있다면, ‘폰 망가져서 답장 못 해요’, '1월 1일~1월 19일 유럽여행' 정도의 특수 케이스가 있지 않을까?
[B2B – 업무 가능 상태에 대한 표현]
업무 환경에서 내가 답을 할 수 있고 없고는 매우 중요하다. 내가 지금 회의 중이고, 내가 지금 외부에 있고, 내가 지금 휴가 중이냐는 것에 따라서 업무의 진행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성격에 따라서 상태 표시는 더욱더 세분화된다.
업무 대기 중인 상태다/아니 다를 표현해주기도 하며, 지금 메신저를 볼 수 있는/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나는 답을 할 수 있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잠시 답장을 할 수 없다. 등 수많은 업무 관련 커뮤니케이션 가능 상황들이 발생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파 보자면, 메시지 답장은 할 수 있지만 전화는 받을 수 없다. 확인은 가능하지만 답장은 할 수 없다 등 수많은 케이스가 발생하게 된다.
업무 환경에서 상태를 표시해주는 것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다양한 상태 표시를 다 표현해주어야 되냐에 대한 질문에는 NO다.
수많은 상태 표시는 그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사용자에게 그 부담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상태를 설정하는 입장도, 상태를 확인하고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입장도 둘 다에게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아무리 전문화된 업무용 메신저라 해도 사용자의 많은 학습을 필요로 한다면 불편한 서비스가 될 수밖에 없다.
3. 방 권한 (여기서 방은, 어떠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의미한다.)은 누구에게 있어야 하는가?
[B2C – MEMEMEME]
방의 존재 유무는 개인이 관리할 몫이다. 즉, 방에 대한 권한은 개별로 주어지게 된다. 같은 방안에 있는 사람들이라 해도 각각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방에 대한 정보도 개인의 목적에 맞춰 개인이 설정하면 된다.
주체는 나의 일상 속의 '나'이기 때문에 타인과 연결고리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나'가 소통하기 쉬운 방식으로 방을 구성하면 된다.
[B2B – 방장]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리더가 있듯이, 방을 관리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프로젝트는 업무이고, 업무는 곧 실전의 예민한 상황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팀 명이 0000이었던 방을, 누군가 임의로 0001로 바꾼다면 순식간에 프로젝트/팀의 성격이 달라지고 혼란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의 권한은 특정 누군가에게 위임될 필요가 있다. 또한 프로젝트/팀 진행 중에 팀원이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보안에 이슈가 있는 프로젝트/팀일수록 팀원을 강퇴/추가시키는 기능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방장이 방을 나가게 된다면, 그 방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 제2의 방장이 자동 인계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 방에 사라져야 하는가.
업무에 따라 guest를 초대해 공유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Guest를 초대할 경우 이 방의 보안은 어디까지 허용이 되어야 하는가도 고민해볼 문제이다. 방 권한은 개별 메시지의 '읽음'여부와도 연관된다. 읽음 여부를 공개하는 것이 맞을까? 읽지 않은 사용자를 보여줘야 할까. 읽은 사용자를 보여줘야 할까. 또한, 개별 메시지를 삭제하는 권한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
업무는 '나'개인의 이슈가 아닌, '팀'과 '회사'의 이슈와도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더 철저하고 디테일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4. 보안의 의미
[B2C - 사생활]
B2C의 메신저는 사생활과 연결된다. 내가 누구와 언제 이야기를 했으며, 내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메신저 안에서 생성한 모든 데이터들은 '나'가 주체가 된다.
[B2B - 업무 보안]
B2B 메신저의 보안은 내가 아닌, 업무와 연결된다. 내가 하는 대화와 주고받은 파일들은 회사의 소유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의 정도는 회사 입장에서 매우 철저하게 관리되어지기도 하다.
메신저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대화들은 회사 입장에서 감시되기도 하고, 검사 되어지기도 하며, 관리되기도 한다. 서비스마다 다르겠지만, 역할별로 다른 권한이 주어지기도 하며 퇴사 시에 '내'의도와는 상관없이 계정이 삭제되는 경우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5. 기타
- 메신저는 문화 별 특성마다 다른 방식으로 제공된다. 조직문화가 약한 외국의 문화에서 '조직도'나 '친구 리스트'의 비중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대화 시작 방식이 '대화 공간'이냐 '대화하는 사람들'이냐 등 포커스가 다르게 적용되기도 하다.
- 일상/업무 등 모든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경험들로 인해 다양한 디바이스를 지원하여 유기적 흐름을 연결시켜주는 것은 필수 요소이다.
- 개별 '이슈'로 접근하는 B2B메신저는 같은 멤버라도 다중 대화방이 생성되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 통화나 영상통화, 사진과 파일 전송 시에도 다양한 종류의 Task가 동시다발 적으로 수행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화 중에 메모를 하고, a와 통화하는 도중에 b와 사진을 주고받을 수 있게끔.
- B2B에서 협업 툴 도입에 고려 기준 중 하나는, 초기 학습에 대한 부분이다. 직원 전체를 교육시키고, 업무의 일부 시간을 교육에 투자한다는 것은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성이 편리한 UI는 기본이고, 기존 업무 환경과 방식을 신중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