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림 Jan 14. 2019

주니어 기획자가
주니어 기획자와 소통하기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사람에서 배움을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UXUI 주니어 기획자다. 그리고 3개월 전쯤 새로운 주니어 기획자가 들어왔다.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되면서, 나는 직속 사수가 되었다.
본의 아니게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사람에서 배움을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프로젝트는 모름 투성이었지만, 모름 투성이 속에서 누군가를 Teaching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 내에 멘토와 멘티의 역할은 대부분 많게는 10년 이상, 적게는 2-3년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연결된다. 그러나 나와 후배 기획자는 고작 몇 개월 차이. 그리고 그 몇 개월 차이의 주니어 기획자들이 맡은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거대했다. 적응의 시간도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과정 속에서 정신없이 흘러간 나와 후배 기획자와의 소통은 다행스럽게도 마찰 없이 '괜찮은'호흡으로 흘러가고 있다. 


처음부터 '괜찮은'것은 아니었다. 대부분 멘토 기획자는 후배 기획자의 작업을 리딩하고 수정 보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시키는 입장. 평가하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의 위치는 그런 멘토의 역할을 하기엔 애매했고, 무언가 평가하고 판단하는데 많은 고민을 필요로 했기에 시간이 필요했다.







고민이 많았던 문제 었기 때문에 나름의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 관해서 기록을 남겨보았다.


-

주니어 기획자와 

소통하며 

느끼는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해보았다.

-








1. 서로에게 질문할 것

내가 어떠한 작업에 대해 00 씨, 이건 아니에요. 혹은 00 씨, 이렇게 해주세요. 의 일방적인 명령의 말은 다소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다. 이에 대한 고민으로 내가 찾은 답은 00 씨 혹시 이건 어떤 것 때문에 이렇게 작업하신 거예요? 그게 어떤 면에서 ~하다고 느끼신 거예요? 그러면 이렇게 하면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었다. 작업에 대한 생각을 들어주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전달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개선 방향으로 대화는 이어지게 되어있다. 
실제로 질문하기 시작하고서부터 후배 기획자의 질문도 늘었다. 낯선 환경에서 질문을 하고, 대화를 이끄는 것이 힘들 수도 있지만 내가 먼저 한 질문은 결국 그의 질문을 가져오게 되었고 대화가 이어지기에 좋은 분위기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다 보니 나 또한 모르고 있던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일방적이 아닌, 함께 생각하고 성장하는 느낌이었다.





2. 조언자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 것

주니어 기획자가 서로 이야기 나누다 보면 대화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입사 초반에는 시니어 기획자의 보조가 되어 일을 하다 보니, 평가받고 결정에 대한 수정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내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 힘들었다. 주니어들의 대화는 이러한 경험과 경험이 만난 불확실한 대화의 연속이다. 대화라는 것이 답을 못 찾고 끝나게 되면 얻는 것은 심신의 위로와 자기만족뿐이다. 미리 조언자 역할의 선배와 시간 약속을 잡고, 질문사항이나 주요 이슈사항들을 전달하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더 큰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 혼자의 생각이 아닌 나와 같은 사람과 함께 고민하고 그것을 더 큰 누군가의 생각과 비교하다 보면 고민의 폭은 넓어지고 그 깊이 또한 커진다.





3. 함께 사용해볼 것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기능을 찾아보고 공부한다. 그러나 사용성이라는 것이 어떠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냐에 따라 그 정도는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일방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찾은 또 한 가지 방법으로 이 APP에 회원 탈퇴 기능은 어디 있을까요? 의 질문 방법이었다.

이 글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메뉴에 진입해야 할까요? 이 버튼은 어떤 기능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다행스럽게도 내 질문을 부담스러워하거나 귀찮아하지 않았다. 기능을 함께 사용하고 그것에 관해 느끼는 것들을 바로바로 공유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기록했다. 이러한 방법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에 기능에 대한 결정 방향을 정해 주기도 했으며, 작업 배분에도 영향을 주었다.





4. 헤맨부분과 그 이유를 공유할 것

선배지만 나는 내가 실수하거나 헤맨 부분을 먼저 공유한다.

저는 이거 진행하는데 ~부분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를 찾아보았고, ~한 면에 있어서 ~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어요.
내가 어려웠던 부분을 공유하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내 과정을 공유했다. 말하면서 나 스스로 정리를 시키려는 목적도 있었으며 나의 공유는 곳 그의 공유를 끌어오기도 했다.
누군가의 '해결을 위한 험난한 산 넘어 과정'을 디테일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수시로 물어보고 들으며 그것을 곧 내 경험으로 만들었다. 실수가 많은 주니어들에게 경험의 공유는 그 실수를 피해 갈 수 있는 팁을 얻는 방법이기도 하다.





5. 칭찬할 것

나는 대학생활 4년 동안 미대 입시 학원에서 보조 강사로 일한 적이 있다. 그때의 나의 역할을 가만 생각해보면 '칭찬하기'선생님이었다. 누구나 처음 배우는 사람은 낯설고 힘들게 느껴진다. 호기심 속에서도 긴장이 되고, 실수에 대한 좌절이 더 큰 시기이다.
작은 행동에 칭찬을 하기 시작하면 누구나 더 큰 칭찬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대학생활 보조 강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 중 하나이다. 의욕을 불태우기도 하며, 자신감을 가지게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가 누군가를 평가하고 피드백 주는 것이 낯설고 어색하다면, 잘한 것에 대한 칭찬을 명확히 하여 욕심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 욕심 있는 누군가는 나를 자극할 것이고,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성장시킬 것이다.










이 글을 작성하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아직도 나는 주니어 기획자이지만, 글을 작성하던 그때보다 많은 수의 후배들이 생겼다.

이제는 한 프로젝트의 리더로서 리딩을 하는 경험도 여럿 있었으며, 

직속 후배들의 프로젝트와 일정 관리를 하는 것이 약간은 익숙해지고 있는 단계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이런 소통법을 유지하고 있다. 

꼭 주니어와의 소통 방식이 아닌, 기획자 간의 소통방식으로 타이틀을 바꿔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획자는 답이 없는 답을 찾아 고민한다.

그렇기에 기획자들을 끊임없이 소통하고 다양한 경험을 고려해야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B2B 메신저와 B2C 메신저의 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