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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림 Jan 14. 2019

4년 차 기획자가 바라본
UXUI 에이전시

에이전시는 어떤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을까


에이전시 UXI본부 연구원 생활 4년 차.

힘든 각오와 함께 사회에 나와 지금의 회사 생활을 시작한 지 4년이 다되어가고 있다.

이전에 잠시 일했던 회사와 나름의 서비스를 만들어보겠다고 어느 기획자와 개발자와 함께 사무실 창고에서
노트북을 두들기던 시절은 제외하겠다.




-

나는 

어느 

UXUI 에이전시의 

UXI부서에 일하고 있다.

-





회사 소개를 아주 잠깐 하자면 UXUI / GUI / 개발부서가 있으며, 비교적 다양한 카테고리의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내가 나의 첫 직장을 '에이전시'로 선택한 이유는 굉장히 간단하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4년 차인 지금, 마치 무엇인가 아는 것처럼 말할 것 같지만 반전으로 지금도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아마 나 같은 이유로 에이전시에 입사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 그럼에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 기록용이자 소통용이다. )




내가 생각하는

UX UI 에이전시의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자 한다.


에이전시를 선택하는, 혹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4년 차의 시각에서 바라본 에이전시에 대해 간단히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1. 명확한 업무 구분


에이전시의 업무는 철저한 계약 상황에 맞춰 정확한 리소스 체크와 업무범위와 함께 진행된다. 내가 진행했던 그동안의 프로젝트들은 킥오프 이후에는 폭풍처럼 몰아닥쳤고, 그 이후에는 GUI나 개발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시간을 보냈다. 마감을 앞둔 한주는 항상 야근과 철야를 했던 것 같다.    

(입사 후 처음 철야를 할 때 나는 내 몸이 대학생 때와는 다름을 느끼고 굉장한 우울감을 느꼈다. 그 시절 그땐 어떻게 그렇게 천하무적처럼 견딜 수 있었던 걸까?)


항상 좋은 서비스와 퀄리티 높은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서 나름 최선의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 그것은 케어 받지 못하는 나 혼자만의 싸움이 되어갔다. 정확한 계약기간 안에서 약속된 퍼포먼스 수준까지만 끌어올리는 것. 그리고 그 이상을 넘어갔을 때 나의 부담이 커져가는 것. 그건 어쩔 수 없는 에이전시의 시스템이었던 것 같다.


한 번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에, 인하우스에서 온 개발자와 에이전시에서 쭉 오랜 시간 일하셨던 gui 디자이너가 크게 싸운 적이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보자는 개발자의 욕심을 디자이너가 단호하게 거절한 것이다. 디자이너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추가 견적 나간 후에 작업할게요."

욕심을 부리고 싶어도, 팀원의 호흡이 맞지 않다면 그것 또한 생각보다 큰 씁쓸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추가 리소스를 감당하는 건 순전히 '아무에게도 안 보이는 나 혼자만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정해진 시간 (짧은 시간) 안에 정해진 퍼포먼스(평균 이상의 퍼포먼스)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정신없는 와중에 성장한 내 모습에 새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2. 시간 관리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의 볼륨이냐에 따라 적게는 1개 많게는 5-6개씩 진행한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만큼 시간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4년 차에게 일주일을 어떻게 쪼개서 쓰냐, 그리고 하루를 어떻게 쪼개서 쓰냐는 매우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이다. 시간 관리를 못하면 그것은 곧 야근이 철야가 되는 슬픈 상황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간 관리에는 프로젝트별 작업시간 / 커뮤니케이션 시간 (회의 시간, 문서 이관 및 피드백 시간 등 포함) 등이 포함되어있다. 같이 작업하는 작업자 간에도 스케줄 공유는 필수이며, 자신의 능력에 맞는 시간 계획 또한 매우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아침 출근을 하자마자 시간대별로 디테일한 계획을 짠다. 내가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인 10시 - 12시에는 가장 중요한 업무 및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작업 위주로 넣어두고, 점심식사를 하고 노곤해지는 시간대에는 주로 단순 작업이나 작은 업무들을 넣어둔다. 업무는 기능 단위 혹은 화면 단위, 혹은 시나리오 디테일 정도까지 기록하기도 한다. 같이 작업하는 작업자의 스케줄 또한 함께 적어둔다. 누구에게나 우선순위인 프로젝트가 있기 때문에 그 또한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나에게도 우선순위 프로젝트가 있다.)


업무의 강약 중 약 조절은 아직도 여전히 힘이 들고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 않고 야근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나는 언제나 계획을 짠다. 계획이 있음으로써 스스로를 푸시하고 집중도 있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인간은 극한 상황에 달콤하였을 때 초인적인 힘이 나온다.)








3. 내 프로젝트? 모두의 프로젝트?

    

나름 애착을 가지고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어느 날 한순간에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인수인계 기간도 없이 한순간에.. 그리고 나는 들어보지도 못한 프로젝트에 하루아침에 들어가 마감을 앞둔 시나리오 문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에이전시는 바쁘게 돌아간다. 나의 일정을 고려해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투입되는 인력 또한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애착이 있던 프로젝트가 내 손을 떠나 마무리되었을 때, 나는 허무함에 회사에 앉아있는 것이 불편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턴가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 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잠깐이라도 다른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는 작은 기회가 가끔 주어지기도 한다.


선임이 되고 그나마, 내 프로젝트라는 개념을 어느 정도 지킬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입장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같이 일하는 연구원들은 끊임없이 바뀌고 바뀐다. 히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한 연구원들에게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이해시키고 있자 하니, 답답하고 속이 탄다. 시간낭비로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하루하루 새로운 이슈와 프로젝트로 술렁이는 본부 안에서 아직 선임은 내 밑에 연구원들마저 챙길 수 있는 입장은 되지 않는다. 슬프게도.








4. 다양한 프로젝트. 


에이전시를 선택하는 대 다수의 사람들은 에이전시가 다양한 카테고리의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라고 한다. 나 또한 수많은 야근과 철야에서도 에이전시에 재미를 느끼고 남아있고 싶다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다양한 프로젝트의 재미 때문이다. 4년 차인 나도 굉장히 다양한 카테고리와 다양한 디바이스 그리고 다양한 부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모바일, 웹은 기본이고 티브이, 자동차(클러스터, AVN 등..), AR, IOT 등 다양한 일을 했다. 그리고 서비스 기획부터 콘텐츠 기획, 설계/구축, 그리고 검수/운영/관리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있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갈 때마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 업무가 끊임없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그것이 가끔은 버거울 때도 있지만 가끔은 리프레시가 되기도 하며, 새로운 재미를 찾게 해주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누구나 자신만의 전문 카테고리를 만들어가고 싶어 하는 상황에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쉬운 상황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 에이전시인 것 같다.








5. 다양한 소통능력.


프로젝트가 시작하면 내부 UXI부서의 팀원이 꾸려지고, GUI/개발부서의 팀원이 꾸려진다. 혹은 타 에이전시와 협업해서 팀원이 꾸려지기도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나게 된다. 클라이언트는 UXUI부서일 수도 있고, 마케팅 부서일 수도 있고, 개발 부서일 수도 있고 전혀 새로운 부서일 수도 있다.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스타일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게 된다.


호흡이 좋아서 고된 야근 생활에도 즐겁게 일했던 팀이 있는가 하면, 함께하는 동안 갈등과 눈물의 연속이었던 팀이 있기도 했다. 에이전시를 함께하는 팀원으로 생각하는 클라이언트가 있는가 하면, 에이전시를 '정'아래(갑을병...'정')로 생각하는 클라이언트도 있다.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1도 없는 사람들이 서비스를 의뢰하기도 하고, 또 그들이 컨펌하기도 한다. 


에이전시에 있는 동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커뮤니케이션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 최대한 모두가 좋은 방향을 찾기 위해 설득하거나 수용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합의점을 만들어가는 편이긴 하지만, 고된 업무에 지친 많은 사람들은 예민한 상황 속에서 그것이 반복되었을 때는 멘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 나는 계속

에이전시 생활을

유지할 것인가?

-

이 것에 대한 고민은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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