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속 딴짓 살펴보기
일을 하다가, 영상을 보다가.. 종종 생각이 많아질 때면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풀어내 본다.
최근 나의 딴짓의 결과는 '음식 메뉴 상상하기'
최근 요리를 할 일이 많아졌다.
독립을 하면서, 소소하게나마 지인들과 함께 밥을 해먹을 일이 많았고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술에 따라, 재료에 따라 요리를 고민하고 연구할 일들도 늘었다.
그러다 보니 나의 머릿속은
1. 여러 가지 요리를 한 번에 하는 멀티는 놀랍다.
재료를 다듬는 순서,
조리 불 3구를 알차게 활용하는 방법,
식어도 되는 음식인가 아닌가
이 모든 것을 고려한 요리 순서를 정하는 것은
엄청난 두뇌 회전이 필요한 일이다. 기획일을 할 때만큼이나 철저한 계산과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더라.
2. 서로 어울리는 궁합의 요리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맥주는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어야 달고, 소주는 맵짠탕과 함께 먹어야 달다 했다.
느끼함 파티가 되지 않기 위해서, 깔끔한 입가심을 위한 피클과 무쌈이 필요했다.
맵맵맵으로 가면, 집들이 후에 화장실에서 살아야 한다.
내 친구들은 양식을 좋아하고, 석준이 친구들은 한식을 좋아하더라.
사전조사. 시뮬레이션. 지속적인 후기 수집. 이 3가지가 잘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 있는 아주 어려운 과제
3. 보기 좋은 요리가 맛도 좋더라
깨를 뿌릴지 파슬리를 뿌릴지,
당근은 어떤 모양으로 썰지,
노란 접시에 담을지 파란 접시에 담을지,
나무 수저를 꺼낼지 쇠수저를 꺼낼지,
어두운 조명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컨셉으로 갈지 음식 사진이 잘 나올 밝고 환한 브런치 카페 컨셉으로 갈지
마지막 한 순간까지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언제나 끝이 중요하다 했다.
이 모든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날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아이패드의 끄적임이 완성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