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로와 Mar 29. 2021

이 (레고)부품 좀 찾아주세요

아이 레고를팔기 위해찾으면서 느낀 것들



1. 

요 며칠간 아이가 하원하고 돌아오면 온 가족이

쏟아져있는 레고 근처에 모여 앉았다. 


아이가 갖고 있는 레고를 다시 재 조립해서 팔기로 했는데

여기저기서 받은 레고가 너무 많아서 섞지 말라고 한 것을 

아이가 모두 섞어 버렸기 때문이다.


2. 

레고가 너무 비싼 것도 있지만 장난감이나 자기 물건을 잘 챙기지 않는 아이에게도 

자신의 장난감, 그리고 자신의 용돈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잘 쓰기를 바라는 마음과

부품을 찾는 인고의 시간을 함께 겪으면서 다음 레고를 구입하게 되면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었다.


3.

물론 그냥 되팔지 않고 축적(?) 해도 상관없지만, 

물건을 축적하는  것이 아닌 필요량 이상의 물건을 갖고 있지 않고 

새로운 것을 사게 되면 기존 것을 팔아야 하는 내 습관이 아이에게 투영된 것이기도 하다 


4. 

아이가 너무 늦게 자면 안 되기 때문에 하루에 2~3시간씩 틈틈이 작업을 진행했는데 

사실 아이는 부모가 찾아주는 부품을 조립만 하면 되니 좋은 시간이었고 

우리는 정말 많은 부품 산떠미 속에서 정말 작은 부품들도 찾아 헤매느라 힘든 시간이었다


정말 중간에 중간에 팔지 말고 그냥 사지도 말자가 몇 번이나 나올 뻔했고, 

그냥 내가 잘 벌었으면 이런 것 안 하고 다 사줬을 텐데 싶은 생각도 들다가도

한번 아이랑 이야기한 것은 끝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자 하며 꾹꾹 참으며 진행해서 

결국 도저히 못 찾겠는 부품 각 2개씩 빼고 모두 조립을 완료하였다 


(두 가지 레고 말고 부품 용 레고만 약 100L 통에 거의 가득 들어 있었다)


레고 화물열차 60198 / 화물열차 -1226 피스

레고 북극 탐사대 60195 / 화물열차 -786 피스




5. 

마지막까지 안 나온 4개 부품을 찾으려고 엄청 많은 숫자의 레고를 뒤적이고 

다른 장난감에 들어갔나 싶어 며칠간 하나씩 다 꺼내서 찾았는데

도저히 나오지 않아 검색해보니, 레고 잃어버린 부품을 신청해서 받을 수 있었다ㅠ


마지막에 아이가 기차 레고는 보내기 싫다고 하여 

북극 탐사대 부품 2개를 신청해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설명서가 너덜너덜하고 아주 인기 제품은 아니었어서 좋은 가격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아이와 오랜 시간 이야기하면서 끝까지 찾아서 맞췄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것을 판매하고 아이 용돈으로 사고 싶은 레고를 사기로 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지 않나 싶다.



6. 

며칠간 레고를 찾다 보면서 나도 느낀 점들이 있었는데, 

정말 하나씩 걸러가면서 봤다고 생각하고 엄청 스트레스받았던 부품이 있었는데 

그 부품을 다음날 같은 곳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찾는 경험을 하면서

무엇인가 진행이 안될 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금 당장 조급하더라도 잠시 마음을 비우고

시간을 잠깐 보내고 나면 답이 다시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는 뭔가 특별한 것을 하기를 기대하기보다

그냥 이렇게 같이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 행복을 느낀 다는 것도 :) 





작작 : 월간, 정기, 강제, 산출 프로젝트

2020.3 - 딴짓


매거진의 이전글 서학개미가아닌서학법인,서희건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