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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자 Dec 21. 2021

스타트업에서 자주 듣는 요상한 단어들 - 2탄

이전에 1탄으로 썼던 글이 인기가 많아, 빠르게 2탄도 준비해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나름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듣자마자 바로 알기는 어려웠거나 알았더라도 '진짜로' 아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렸던 영어 약자들로 구성해보았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업무 할 때 가장 중요한 목표 지표에 관련된 약자들을 위주로 보려고 한다. 이번에도 실제 회사에서 사용된 구절들을 예시로 가져왔으니 생생하게 즐겨보자.


1.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라고 하며,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핵심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들에 대한 성과지표를 말한다. 매 월, 매 분기, 매 년 설정되는 지표이며, 회사의 조직문화에 따라 정말 집요하게 트래킹 하거나 혹은 매번 달라져서 왜 세우는지도 모르겠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스타트업에서는 꼭 상급자에 의해 정해져 내려오지는 않고, 때에 따라 실무자들이 직접 세팅하여 일을 진행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실무자들은 보수적으로, 관리자들은 조금 더 공격적으로 잡기에 한번 정도 중간점을 맞추는 과정이 있긴 하다. 밑에 예시를 보면 알겠지만, 잘 달성하면 더 높아지지만 못 달성한다고 더 낮춰주지는 않는 야속한 지표이다.


[사용 예시]

- 요번 달 지금 텐션이면 9,644건으로 kpi 초과 달성 예정이네요. 이 기세를 몰아 10,000건 뚫어봅시다.
- 4월 매출 KPI를 70% 달성했습니다. 이 속도라면 100%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슬랙에서는 아이디어 공유나 제안을 주로 하고, 전체적인 kpi 현황이나 업무 진행상황은 스프레드시트로 공유하면 어떨까요?
- KPI 셋업 차 PV 및 결제 들여다보는데 상품별로 웹보다 앱이 결제율이 높은 사례가 꽤 있네요.



2. OKR

Objective and Key Results. 인텔에서 시작되어 구글을 거쳐 실리콘밸리 전체로 확대된 성과관리 기법으로, 조직적 차원에서 목표(objective)를 설정하고, 결과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이다.


정성적인 목표 : Objective(s)를 제일 앞에 두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지 여부를 보기 위한 수치 : Key Results를 설정 후 달성해 나간다. 목표가 여러 개일수록 봐야 할 수치들이 많아져 어느 한 곳으로 액션을 집중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가장 중요한 목표 하나에 무게를 두고, 서브 목표를 여러 개 두는 방식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간혹 회사 전체 혹은 팀 목표와 개인 혹은 파트 목표가 충돌하는 경우가 있기도.


[사용 예시]

- 각 사업부 플랜과 Align 하여 팀별 OKR 재정립하겠습니다.
- 이전에 정의했던 OKR 내용 한번 더 손본 다음 전사 미팅에서 공유드릴게요.



3. PV

Page View. 사용자가 사이트 내 웹페이지를 열람한 횟수를 말하며, 사이트의 사용자 이용행태를 분석하거나 노출도가 중요한 온라인 광고의 단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도 쓰인다.


상품 기획하는 사람으로서 내 상품에 얼마만큼의 PV가 찍히고, 그 PV들이 결제까지 얼마나 전환되는지 결제율을 보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주 상세히 쪼개면 PV와 결제율 그 앞뒤로도 수많은 지표가 있을 수 있다. (ex. 특정 키워드 검색 후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특정 상품으로 까지 클릭하는 데까지의 클릭률. 장바구니까지 담는 것을 기준으로의 전환율 등)

가장 간단하게는 1) 사람들이 내 상품에 몇 번 들어왔는지 (단순 페이지 뷰 이므로, 실제 사용자의 unique 한 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이 5번 클릭할 수도 있다.) 2) 그 사람들 중 실제 구매로 이어진 건 몇 건인지를 본다고 이해할 수 있다.


다음 중 잘 쓴 상세페이지는?

(A) 1,000명이 봤는데 10명이 결제함

(B) 10명이 봤는데 10명이 결제함


1,000명이나 들어왔으니까 (A)? 땡!

정답은 전환율 100%의 (B) 상세페이지이다.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상세페이지란 말 그대로 어떤 걸 누른 다음에야 볼 수 있는 상품의 상세 설명 페이지이다. 아무리 많은 인원이 클릭했다고 해도, 안에 내용을 미리 알아차리고 클릭한 게 아니기에 높은 PV 자체는 잘 쓴 상세페이지의 근거라고 보기 어렵다.


(A)는 아마도 어그로를 잔뜩 끌었으나 정작 내용과의 align이 잘 되어있지 않는 제목을 썼거나 혹은 주제 자체가 (B) 대비 관심도가 높았을 수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사용 예시]

- PV 발생 가능한 다른 액션이 있는지 추가 검토 부탁드립니다.
- 이 상품만 유난히 pv가 낮은데 원인이 뭔가요?
- 이번 프로젝트는 PV 측정 기간과 목표를 어떻게 잡고 있나요?
- PV 데이터를 GA에서 가져오지 말고, 그냥 DB에서 가져오는 것으로 통일할게요!
- 이번에 론칭한 상품 PV를 퍼널 별로 체크 중인데요, 프로모션 페이지에서 개별 상품 페이지로 넘어가는 숫자가 많이 적습니다.



4. ROI

Return On Investment. 투자자의 어떤 자원 투자로 인해 얻어진 이익을 말한다. 높은 투자자본수익률은 투자가 투자비용 대비 좋은 성과를 낸다는 뜻이다.

이전 팀장님의 영향으로 고객들은 항상 ROI를 생각해서 구매한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상품을 기획하곤 했다. 덕분에 요즘에는 일상에서까지 ROI를 외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 "커피차 보내는 거 몇십만 원 밖에 안 하는데 사람들은 그 이상으로 엄청 감동한다? ROI 좋은 선물이네!"


[사용 예시]

- 250만 원이면 roi도 안 나올 것 같으니, 킬 합시다.
- 인플루언서가 효과가 있긴 하네요. 직접 돈 주고 했으면 ROI 나오기 어려웠을 텐데, 공짜로 득 보니 참 좋네요ㅋㅋ
- 기본적으로 저희 구조상 한 판매자당 ROI가 크게 나오지 않고 있어요.



5. ROAS

Return On Ad Spend. 광고에 지출된 비용 대비 생성된 총수익을 측정한 것을 말한다. 100만 원을 태워 광고를 집행했고, 100만 원 수익이 발생했다면 ROAS 1로 본다. Return은 때에 따라 순수익으로 잡기도 하고, 매출로 잡기도 한다.


퍼포먼스 마케터로서 해당 지표를 직접 관리해본 경험은 없다. 다만, 여러 기업을 경험해 본 현직 마케터에 따르면 상품군이나 산업에 따라 평균 ROAS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도 한다. 아무리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광고라도 ROAS가 무한대로 잘 나올 수는 없다는 뜻이다. 영리 기업이라면 항상 지출한 돈보다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여야만 할까? 원하는 모습이긴 하겠지만 실제로 항상 그렇지는 못하다. 특히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서는 당장의 이익실현보다 거래액 규모를 먼저 키우기 위해 ROAS를 1만 맞추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사용 예시]

- 2주간 3,000만 원 썼을 때 거래액 1억 (ROAS 300%+) 정도 터지면, 초기 시그널이 좋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매체 간 효율을 놓고 봤을 때, CAC나 ROAS를 가장 크게 견인할 수 있는 매체는 아직까진 FBIG인 것 같습니다!
- 현재 매체별 예산, 로아스 각각 어떻게 되는지 정리 한 번 해주세요.


이번 글도 주니어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보았다. 용어 사용이나 용어를 바라보는 어떤 시선은 회사나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공개 플랫폼에 주관적인 용어 정의를 올리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없을 걸 알지만, 본 글에서의 접근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여 봐주시기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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