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한통에 가슴이 털썩 내려 앉았다.
"000님의 처 000님이 소천하셨기에...."
1년 전쯤 암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었지만
종종 만날 때면 웃는 얼굴을 봤던 탓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심지어 당연히 빙부상이구나 생각했다.
지인으로부터 얼마전 장인이 10여년 전에 쓰러져
여전히 병석에 계신다는 얘길 들은터였다.
처? 빙부가 아니라 부인상이라고?
눈이 확 떠졌다.
경황이 없을 줄 알면서도 전활 건다.
"네 저 000예요" 딸 아이이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갑가지 안 좋아지셔서 아침에 돌아가셨어요" 슬픔과 울음이 뒤섞인 목소리.
나에게도 그 슬픔이 전해져
어른답지 않게 울음섞인 목소리를 내뺃고 말았다.
"어떻하니... 아저씨 내일 갈게. 힘내라"
우리 아이들을 워낙 예뻐해셨던 분.
마음씀이 참 고왔던 분이다.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지인과 손을 맞았다.
"우리 집사람이 막내 돌찬치에 꼭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늦둥이 막내 태어난 걸
자기 일인양 기뻐해줬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의미없는 말을 꺼낼 수가 없다.
허망하다.
고인의 웃는 얼굴이 아직도 선한데...
크리스찬인 고인을 생각해 묵념과 기도로 보내 드린다.
잘 가시라.
그래도 제대 앞둔 아들.
아빠를 도우며 열심히 일하는 착한 딸.
잘 키워 놓고 떠나시는거니...
산 사람은 살아야지...
대학시절 아버지가 떠나가셨을 때
주변 어르신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참 슬프고 서글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