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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18년!

안녕이라는 인사를 하고 싶었어

by 희연

나의 2018년을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하면 아마 '휴식'이지 않을까.

내일이면 날짜를 가리키는 숫자가 바뀌니까, 어쩐지 강박적으로 2018년에 대한 정리를 글로 풀어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럴 필요는 없는데도.


2018년 1월 1일은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이젠 없을 거라는 생각에 애쓰게 되었다. 몇 년 간 사이가 나빴던 남동생과도 화해를 했다. 화해라기보단 좀 더 복잡한 이야기지만. 가족과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는데, 그건 분명 내가 좀 더 여유롭고 부드러운 사람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4월쯤에 이사를 했다. 새로운 동네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나를 잘 다스리고 아끼기로 마음먹었다. 결과는 대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사소한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나라서,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해주고 싶었다.

여러 달을 일하지 않고 쉬며 놀다가, 12월이 되어서야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4대 보험을 내며 다니는 첫 직장인데, 아직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내 몫을 해낼 수 있는 어른이 된 기분이 이런 걸까, 생각보다 시시하다고 느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많은 날들이 켜켜이 쌓여서 2018년이 완성되었다. 이렇게 나는 30년짜리 삶을 쌓아왔다. 인생을 연극처럼 막으로 나눌 수 있다면 내 인생은 19살이 끝날 때 막이 내리고 20살이 시작할 때 다시 막을 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막을 내리고 새로운 막을 열려는 참이다.

그래서 인사를 하고 싶어 졌다. 2018년, 안녕!

'잘 가'라는 인사는 어쩐지 영영 떠나보내는 느낌이라서 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2018년은 분명 다신 오지 않을 시간이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무언가를 차곡차곡 쌓아두었고 그래서 결국 내 안에 2018년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흘러 가버린 시간이 아니라, 나에게 흘러 들어온 시간이 되었다.

그러니까 안녕, 하고 인사를 한다.


2019년을 더 잘 맞이하는 방법은 아마 2018년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과 같겠지.

그리고 이젠 2019년에게 안녕, 하고 인사할 차례다!


안녕, 2018년

안녕,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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