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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연 Feb 11. 2018

바깥은 여름 - 김애란


바깥은 여름
김애란

김애란의 신작 소설집이 5년 만에 나왔다. 김애란 신작 소식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에, 내가 김애란 작가의 팬을 자청하기가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어쨌든 읽었다.


단편 소설 일곱 편을 모은 이 소설집을 일곱 날에 걸쳐서 읽었다. 하루에 한 편씩. 찬찬히 곱씹으며 읽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읽고는 울고야 말았다. 소설집을 읽는 내내 목구멍에서 울먹울먹 차올랐던 울음이었다.
울음을 참았던 것은 아니었다. 무언가 막힌 것처럼 가슴에서 서서히 차올랐을 뿐이었다. 나는 그것이 마냥 좋은 작품을 읽을 때 오는 벅찬 감동 정도로 생각했다. 물론 당연히 그 이상이었다.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은 갖가지 사람들의 일상들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큰 굴곡이 있지 않다. 잔물결이 흐르듯이 잔잔하게. 나의 어제와 같은 오늘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울퉁불퉁 일상적 고통들이 떠오른다. 수려하지 않은 문체는 돌부리 같은 고통들을 더욱 아무렇지 않은 일로 만들어서 그저 고개를 끄덕이게끔 해준다. 아, 그렇구나, 하고.


김애란의 문장력은 내가 익히 좋아했던 그것이었다. 그리고 마음이 술렁거렸다. 나도 쓰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내 안의 문학적 욕망이 꿈틀거렸다.


바깥은 여름, 이라는 소설집의 제목이 참 좋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한겨울에 있었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짙은 햇살이 마치 여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곧 여름을 맞이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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