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람 있어요
제게는 석민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친구와 아는 사람의 경계를 구분 짓는 제게 몇 없는 친구 중 한 명이지요. 따로 연락은 거의 주고받지 않지만, 서로의 SNS에 좋아요와 댓글을 달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리오 늘 응원해~” 또는 “석민아 우리 잘살자~~” 같은 말을 하면서요. 낚싯줄로 연결된 사이 같달까요. 석민이와는 왠지 모르게 영영 친구일 거 같다는 확신이 듭니다. 얇고 희미하게요.
‘외로움은 견디기 힘든 두려움을 유발한다.’
언젠가 석민이가 추천해준 민음사의 한편이라는 뉴스레터에 쓰인 문장입니다. 지난 11월 11일에 발송된한편에는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라는 책이 소개되었거든요. 자신이 애정 결핍이라며 장난스럽게 얘기하던 친구들 사이에서 “어.. 나는 외로움은 잘 안 타는 거 같아.”라고 말했던 저는 처음으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지금껏 외롭고 싶지 않아서 무던히 아닌 척을 하려고 했던 것일지 모르겠다고요.
엄마가 말하길 저는 어릴 때부터 자존심이 강했다고 해요. 혼을 낼 때 납득을 못 하면 절대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고, 부모님이 다툴 때에도 울면서 말리기보다 우는 동생을 다른 방으로 데려가 눈물을 닦아줬대요. 아무래도 스스로 괜찮다고, 지금 아무렇지도 않다고 되뇌던 건 꽤 오래된 일이었나 봅니다.
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냐면요. 정말 조심스럽지만요.
그러니까 당신이 평소와 다른 감정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혹시 외로운 게 아닌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다른 이유 없이 예민해지고 우울해질 때 내가 원래 어두운 사람이라, 나쁜 사람이라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아닌 지금은 조금 다른 상태일지도 모른다는 걸요. 저는 종종 그랬거든요.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다 보니 이렇게 사적인 뉴스레터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편집장 또황 님이 전해주는 귀한 후기를 보면 정말 힘이 나요. 캄캄한 우주에 편지를 보내는 거 같다가도 그 속에서 울고 웃으며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오늘은 처음으로 링크를 하나 두고 갈까 해요. 주소도 무려 저도있어요!
아직 휑한 이 롤링페이퍼에 작은 답장(혹은 소감, 혹은 아무 말…) 남겨주시면
저도 덜 외롭고 구독자님도 덜 외로워지는 마법이 이루어진답니다.
링크는 요기!
https://bit.ly/저도있어요
괜찮기도, 괜찮아지기도, 아직 덜 아물기도 한 리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