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오 Nov 30. 2020

9. 혹시 당신 외롭진 않나요?

여기 사람 있어요

제게는 석민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친구와 아는 사람의 경계를 구분 짓는 제게 몇 없는 친구 중 한 명이지요. 따로 연락은 거의 주고받지 않지만, 서로의 SNS에 좋아요와 댓글을 달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리오 늘 응원해~” 또는 “석민아 우리 잘살자~~” 같은 말을 하면서요. 낚싯줄로 연결된 사이 같달까요. 석민이와는 왠지 모르게 영영 친구일 거 같다는 확신이 듭니다. 얇고 희미하게요.


‘외로움은 견디기 힘든 두려움을 유발한다.’


언젠가 석민이가 추천해준 민음사의 한편이라는 뉴스레터에 쓰인 문장입니다. 
지난 11월 11일에 발송된한편에는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라는 책이 소개되었거든요. 자신이 애정 결핍이라며 장난스럽게 얘기하던 친구들 사이에서 “어.. 나는 외로움은 잘 안 타는 거 같아.”라고 말했던 저는 처음으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지금껏 외롭고 싶지 않아서 무던히 아닌 척을 하려고 했던 것일지 모르겠다고요.


엄마가 말하길 저는 어릴 때부터 자존심이 강했다고 해요. 혼을 낼 때 납득을 못 하면 절대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고, 부모님이 다툴 때에도 울면서 말리기보다 우는 동생을 다른 방으로 데려가 눈물을 닦아줬대요. 아무래도 스스로 괜찮다고, 지금 아무렇지도 않다고 되뇌던 건 꽤 오래된 일이었나 봅니다. 


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냐면요. 
정말 조심스럽지만요.


그러니까 당신이 평소와 다른 감정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혹시 외로운 게 아닌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다른 이유 없이 예민해지고 우울해질 때 내가 원래 어두운 사람이라, 나쁜 사람이라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아닌 지금은 조금 다른 상태일지도 모른다는 걸요. 저는 종종 그랬거든요.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다 보니 이렇게 사적인 뉴스레터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편집장 또황 님이 전해주는 귀한 후기를 보면 정말 힘이 나요. 캄캄한 우주에 편지를 보내는 거 같다가도 그 속에서 울고 웃으며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오늘은 처음으로 링크를 하나 두고 갈까 해요. 주소도 무려 저도있어요! 

아직 휑한 이 롤링페이퍼에 작은 답장(혹은 소감, 혹은 아무 말…) 남겨주시면 

저도 덜 외롭고 구독자님도 덜 외로워지는 마법이 이루어진답니다.


링크는 요기!
https://bit.ly/저도있어요


괜찮기도, 괜찮아지기도, 아직 덜 아물기도 한 리오 드림

매거진의 이전글 <퇴근의 쓸모> 10편. 파티 처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