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루트 Mar 15. 2022

쉐킷! 쉐킷! - 무쿠게프로젝트

가사 뒷 이야기 1편

그날 왠지 SNS에서 그 친구의 게시물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나는 아직  기억해! 너란 존재 소중해! 아자아자 라며 [좋아요] 버튼을 러주었다.

그런데 그날 내 마음은 예전과 달랐다.

그 친구 마음에 내가 0.01%라도 있다면 먼저 메시지를 보내주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먼저 용기 내서 메시지 보내볼까? 답이 [읽지 않음] 이면 어떡하지? 정신 차리자. 그리고 술 먹고 연락하면 안 돼. 술 먹고 연락하면 진짜 개다. 라며 혼자 말하고 혼자 다짐하는 그런 이상한 날이었다.

평화롭게 지낸 지 몇 개월 이 지났을 무렵 나는 개가 되었다. 월월월... 주(酒)님은 외로운 나를 버려두지 않으셨다. 그냥 모른 척 지나가시지...

 ‘내가 무슨 헛소리를 했을까? 꿈일 거야...’ 흔들리는 동공과 심장을 진정시키고 어제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 보려 핸드폰을 켰다.

아이폰 알림 센터가 친절하게 [000님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라는 창을 띄워주었다. 너무나도 쉽게 잃어버린 어제의 기억을 찾게 되었다. (엉엉엉)

술에 취해서 메시지를 보내다니 제발 꿈이길 바랐는데 라는 후회는 그 친구의 메시지를 본 순간 깨끗하게 사라졌다.

‘다음 주에 술 한잔 하자’라는 그 친구의 답. ‘연락하길 잘했어! 아니.. 주님!! 주님께서 주신 용기! 감사합니다!’라는 행복은 그렇게 오래 가진 못했다.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기에 뭐라고 답장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나란 놈 한번 더 주님에 힘을 빌려 볼까 했지만 뻔한 멜로 영화의 해피엔딩을 꿈꾸기에 신중해야 했다. 이번에는 열린 결말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전의 나라면 ‘그래! 너무 좋지! 당장 만나! 언제 시간 돼?’ 라며 굶주린 하이에나 마냥 물어버렸을 테지만 진정해야 된다. 나는 지금 매우 진지하다. 답장을 미루고 며칠 고민했다. 만나는 건 좋은데 다른 사람과 연애 중이라면? 손을 잡고 웨딩마치를 기대했던 내 감정들은 어떻게 수습하지?... 그렇다. 맞다. 이성친구의 의미 없는 메시지에도 나는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전형적인 금사빠.

그러고 며칠이 지났을까 ’나 혼자 또 로맨스 영화 찍고 앉았네’라며 나는 현실세계로 오게 되었다.

나는 답을 기다리고 있을 아니면 기억을 못 하고 있을 수도 있는 그 친구에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래! 술 좋지~ 언제 시간 돼?”라며 답을 하였다. 몇 시간이 흘러 돌아온 그 친구의 답은 ‘만날 시간이 애매해서 상황을 봐야 돼’였다.

고민하지 말고 바로 물어버렸어야 했는데 인생은 타이밍인데... 라며 자책을 했지만 덕분에 쓸모없는 생각도 줄이고 편하게 연락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을 때 나는 상수동 이태리 음식점에 예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누구랑? 혼자? 아니 그 친구와 같이...



2편에서 계속…

작가의 이전글 마음의 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