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지나가는 이야기
중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은 루트 문제가 나올 때면 늘 나를 불렀다.
나는 환한 미소로 "선생님 제 이름은 기호일 뿐이지 저는 피타고라스가 아닙니다. 못 풀겠어요. 살려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기가 찬 듯 "그래, 맞는 말이지. 그런데 너 이름이 근호인데 루트에 관심 좀 가져야지."라며 나를 꾸짖었다.
이것이 루트라는 예명을 쓰게 된 계기이다.
음악 하는 친구들은 내가 *베이스 연주자여서 예명이 김루트라고 오해를 한다.
베이스의 루트처럼 밑에서 받쳐주는 사람도 좋지만 수학의 루트가 모든 숫자를 포용하는 것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내 어깨는 너무나도 좁았다.
지난 2년간 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던 것은 ‘행복은 무엇일까? 나는 누구일까?’였다. 아직도 답을 찾지는 못했다.
어쩌면 브런치라는 이 공간에서 답을 찾을지도...
*베이스 기타는 근음(루트)을 주로 연주하는 악기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