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에서 가족으로

초코, 시장 뒷골목에서 온 기적

by 목마르다언덕

그날, 운명처럼 한 고양이를 마주했다


모란시장 뒷골목.
불빛도 잘 들지 않는 좁은 틈에서, 한 고양이가 조용히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엉켜버린 털, 힘없는 눈빛, 그리고 아주 작고 미약한 숨결.

누가 봐도 오래 그 자리에 있었던 아이.
겁에 질린 듯, 그러나 어딘가 체념한 듯…
그 고양이는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꺼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모습을 본 지인이 구조를 결심했고,
초코라는 이름을 갖기 전 그 고양이는

그렇게 세상에 다시 한번 손 내밀 기회를 얻었습니다.


힘없는 이 아이를 구조 지인은 여러 사람들에게

SOS를 청했습니다.


'이 아이 입양할 수 있으신가요?"


그 후, 나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혹시… 이 아이를 데려갈 수 있을까?"

1.png 처음 구조 당시의 초코


내게 온 작은 생명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지금 어딘데요? 갈게요."
나는 그날 밤, 초코를 처음 만났습니다.


힘은 없지만, 경계의 눈빛을 가지고

나를 낯설게 바라보았고,
나도 조금은 어딘가 무서워 보이는

초코의 포스에 조금 다가가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낯설었지만, 어딘가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 것 같은 기분


집에 도착한 초코는 처음 며칠 동안 두리번거리며 허둥지둥했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 숨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며 몸을 떨기 시작했을 때—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2.png 초코의 일상


새벽 병원으로


초코를 안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맞이한 집에서의 밤이

이런 식으로 시작될 줄은 몰랐지만,
초코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걸 견뎠는지
그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길에서 많이 고생한 아이네요.
하지만 다행히 큰 이상은 없습니다.
조금만 쉬고, 잘 먹고, 따뜻하게 지내면 금방 나아질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겨우 참았던 눈물이 터졌습니다.

4.png 우리집 3남매


그리고, 회복


그 말대로 초코는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사료도 잘 먹기 시작했고,
소파 아래 대신 내 무릎 위에서 잠드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햇살 좋은 날엔 창가에 앉아 조용히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까지.
초코는 다시 건강해졌고,
다시는 길 위에 있던 그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5.png


지금, 우리 집에는 고양이 셋이 살고 있습니다.


초코. 레이. 쿠키.

우리 집엔 세 마리의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깊은 상처를 지닌 아이가 바로 초코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초코는요.
고양이계의 큰 오빠답게 누구보다 너그럽고 다정한 존재입니다.

레이가 과하게 장난을 치면 가볍게 툭— 하며 조용히 타이르고,
겁이 많은 쿠키가 숨으면

먼저 다가가 옆에 앉아줍니다.
초코는 말없이 동생들을 품고,
때로는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눈빛으로 집을 지켜줍니다.

제목 없는 디자인 (3).png


길 위의 아이가 내게 준 것


초코는 길고양이였습니다.
누군가의 무관심 속에서,
차가운 바람과 외로움을 버티며 살아왔던 아이.

하지만 지금은,
우리 집 고양이 셋 중 가장 느긋한 큰 오빠가 되었고,

나의 딸에게는 귀여운 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에게 있어선 '사랑'입니다.


그날, 시장 골목에서 구조한 초코를 만난 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분명…

서로가 서로에게 준 '행복'이었습니다.


참... 그리고 쉿!

초코는 뭉치가 아닌 덩치가 되었답니다.


KakaoTalk_20250501_083850741_05.jpg 초코와 중2 딸과 함께
KakaoTalk_20250501_083850741.jpg 사랑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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