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31 13:26
인간에 대하여.
주제가 좀 어렵다.
할 수 있는 말이 아주 무궁무진하니까.
나는 이렇게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많을 땐
하나의 꼭지를 잡고 출발하는 편이다.
오늘의 꼭지는 한 사진이다.
예전에 캠핑 갔을 때, 누가 날 찍어준.
한 평도 안 되는 텐트 속에서
공간의 절반엔 짐을 널브러뜨리고
그 옆에서 구부정하게 자고 있는 사진.
나는 이 엉성하고 대충 찍은 사진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본인의 몸만 겨우 구겨 넣을 수 있는
텐트 속에서도 충분히 잘 수 있으면서
왜 다들 아파트의 고층, 더 넓은 평수.
심하게는 수천 평짜리 리조트.
세컨하우스를 갖기 위해
삶의 대부분을 돈을 버는 데 할애하는 것일까?
물론, 더 쾌적한 환경을 위한 선택이겠지.
그러나 우리의 삶에 한강 뷰가.
100평 이상의 궁궐 같은 집이.
그러니까 최소 필수조건을 뛰어넘는
욕심 같은 것들이 꼭 필요한가?
이게 정녕 나 자신이 필요해서 갖고 싶은 것인지.
혹은 옆 사람이 가졌다니
나도 가지긴 해야겠는 마음인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어느 책에서는 이런 글을 봤다.
날아다니는 새에게도 둥지라는 집이 있고,
여우에게도 그들만의 굴이 있는데,
이 넓은 세상에, 고등한 인간의 절반만이
(혹은 그 이하) 본인의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다.
(이건 앞뒤로 디테일한 문맥이 더 붙어있는데 생략하겠다. 그 파트들을 읽다 보면 생각이 깊어진다.)
이런 물음은 단지 집, 주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가령 한 달을 여행한다고 할 때,
우리는 캐리어에 아주 필요한 물품만을 챙기지 않나.
그리고 떠난 한 달 동안,
옷장 깊숙한 곳이나 창고에 두고 온 무언가 때문에
내 생사가 위태로운 경우는 대부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 진짜 필요한 것들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인간은 왜 일 년에 한 번도 채
쓰지 않는 물품들까지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일까?
혹은 그런 물품 보관을 위해
주거공간을 더 크게 확장하려고 애쓰는 것일까?
이쯤에서 다시 나에게 질문을 돌려본다.
너는 가장 가까운 주위 사람 여럿이
보란 듯이 럭셔리한 리버뷰에 살게 되더라도
개의치 않고 너의 신념대로
최소한의 조건만을 갖춘 환경에서 살 수 있겠느냐고.
두 가지 생각이 싸운다.
못 할게 뭐 있음?
아놔, 나도 리버뷰 살아봐야지!
어떤 이치를 깨달았다고
그렇게 살아지는 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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