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에 대하여

by 김산난



25.10.08 17:30

아, 슬픈 음식 배달 증후군을 아시나요?

현재 내 증상이다.



요새 이래저래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다 보니

배달 횟수가 정말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하루에 한 번, 아니 두 번도 하던 주문을

요 몇 달간 싹 끊어내고 배고픔의 신호가 오기 전에

밥솥에 밥을 지어먹었다.



영양소를 챙기려면 고기를 먹어야 해서

사실 배달이나, 식재료 배송이나

금액은 크게 차이가 없다만.

조금이라도 줄긴 주니까.



그런데 가끔 폭발하듯 식욕이 터지는 날이 있다.

시키면 후회할 것을 알지만

몇 시간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주문 버튼을 누르는 날

바로 오늘입니다.



나는 세시부터 고민하던

엽떡을 결국 시켰다.

그래도 한두 달 만인가 ..

많이 버텼군.



벌써 미래가 그려진다.

반의반도 먹지 못하고

퉁퉁한 배달통을 냉장고에 집어넣을 나 ..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주말까지 쭉 들어찬 일정에

차게 식기만 할 남은 엽떡 ..



그럼 차라리 엽떡 밀키트를 두 개 시키면 되지 않나?

또 왜 그건 싫나 ..

알다가도 모를 내 맘이다. 고집불통



사실 이런 글을 쓸 게 아니라

진짜 써야 할 글이 따로 있는데

요새 다시 머리가 복잡해져서

차분히 글 쓸 정신이 아니다.



마치 게임에서 스킬을 쓰고 나면

다음 스킬을 쓰기까지 쿨타임이 있듯이



야무지게 살아가는 삶의 스킬도,

삶 군데군데에 쿨타임이 있어야만 한다는 듯이

힘을 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정신없이 흘려보내는 날이 종종 있다.



그래서 요즘은 글을 써도 붕붕 떠다니고

여러모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삶을 사는 중.

그래서 절제하지 못하고 배달을 하는 것 아닌가 싶고



우직하게

나를 적당히 제어해가며

살아간다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



언제쯤 수월해지나요?

17:42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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