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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Aug 29. 2019

다자요와 농어촌정비법

장소브랜딩 스타트업과 법, 이해관계자들은 상생할 수 있을까?

장소 브랜딩, 지역 브랜딩에 조그만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논문을 장소 브랜딩으로 쓰고 싶었으나(마음은 골목길 자본론 수준이었는데..) 데이터 모으기도 힘들고 나도 부족하고 해서 결국 포기했다. 그래도 문화, 지역, 장소와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글로 풀어내보려 한다.


일본에 빈집이 엄청 많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리모델링 비용 등도 지원해준다고 들었다. 이와 비슷한 아이템을 비즈니스모델로 만든 국내 스타트업이 나왔다. 바로 다자요의 이야기이다. 다자요는 빈집을 살만한 집으로 개조해서 숙박 장소로 제공한다. 빈집의 소유자는 떨어진 집의 가치가 오르게 된다. 다자요는 숙박업을 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없이도 빈집을 활용한 숙박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지역은 이러한 리모델링된 빈집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문화와 경제가 활성화된다. 다자요의 비즈니스 모델은 빈집을 가진 소유자도, 다자요도, 지역도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지역에 이런 괜찮은 하드웨어들이 들어서게 되면 사람이 모이고 문화가 형성되고 지역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진다. 다자요는 숙박업을 메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자 크게 보면 장소브랜딩을 수행하는 디자인 기업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다자요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예전에 전 직장에서 선배님들이 항상 강조하시던게 '규정을 가까이하라'였다. 결국 이런 사업을 할 때도 법과 규정이 핵심이자 문제가 된다. 다자요의 사업 모델에서의 문제점은 실거주를 필수로 하는 농어촌정비법과 충돌된다는 것이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93/0000024900?lfrom=facebook&fbclid=IwAR2DrIIrj2zQMdpV-XbAK_9MKlJbZlPWuPZrCbnN4VOoLD5q6qJhr-myFtc


이 기사는 다자요의 사업 모델과 법의 충돌을 두고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나눈 회의 내용을 기사화 한 것이다. 이 기사에서는 주무부처인 농림부, 사업자인 다자요, 주요 이해관계자인 문화관광부, 기재부, 민박협회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다자요의 비즈니스 모델과 법, 이해관계의 충돌을 두고 토의를 한다. 농림부는 안전 문제를 근거로 실거주를 강하게 주장한다. 다자요는 기술적인 해결책이 있으며, 지역과 문화를 보호하는 관점에서 해결책을 호소한다. 문화관광부는 지역 재생을 통한 문화 활성화를 위해 농림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기재부 또한 경제 활성화 관점에서 윈윈모델을 찾아보자고 이야기 한다. 민박협회도 본인들의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주장을 한다.


실제 스타트업 사업을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야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각자의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한 타당한 이유가 느껴진다. 농림부 입장에서는 만약 강릉펜션사고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비난을 덮어써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문광부, 기재부는 문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대한 해결책을 모색해보려고 한다. 당연히 민박협회는 시장 과열로 민박 시장에 타격이 있을까 걱정하는 입장일 것이다.


그래도 기사를 읽으며 각자 낯설고 새로워서, 변화가 싫어서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해결점을 찾아가려는 토의의 방향을 보면서 우리도 조금씩 나아져 간다는 생각도 든다. 안전에 대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면서 지역 경제와 문화도 활성화 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잘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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