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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Jan 02. 2020

블록버스터는 그냥 블록버스터다우면 충분하다.

주관적인 영화 백두산 리뷰

1. 어제 영화 백두산을 와이프와 함께 보았다. 사실 나는 내용을 알고 있었다. 내가 구독하는 영화 유투버가 이 영화를 엄청나게 까면서 스토리를 다 스포해버렸기 때문이다. 뻔한 그래픽에 뻔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이라 볼 가치가 없는 영화라고 하면서 평점을 10점 만점에 3점을 줘버렸다. '그 정도로 재미없는 영화인가?' 싶었다. 그래서 와이프가 영화를 보러가자고 할 때도 살짝 찝찝했다. 차라리 천문을 보면 안되나?


2. 조금 늦게 영화관에 들어갔다. 그런데 들었던 것 보다 괜찮다. CG도 이 정도면 준수하고. 스토리가 너무 뻔한데다가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코믹 대사로 영화 분위기가 살짝 산만했다. 좀 말이 안되는 스토리도 있었다.(청와대 민정수석이 세상에 도두....ㄱ읍읍...) 그래도 제한된 시간 내에 널어놓은 떡밥들을 잘 정리하려고 노력했고, 부서지고 터지고 긴박한 장면들에 몰입감이 있었다. 우리 와이프는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몰입이 많이 되었는지 손을 꽉 잡았다.


3. 영화의 시작을 생각해본다. 영화의 시작은 정말 별게 없었다. 뤼미에르 형제가 시네마토그래프를 만들고 움직이는 사진을 처음 상영한 것이 열차의 도착이라는 50초짜리 작품이었다. 그냥 움직이는 사진을 보여주는 건데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처음 보는 것이었으니까. 거기에 비명을 지르며 달아난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개봉 된 후 베를린, 런던 등까지 상영되었다고 한다. 별거 아닌 영화였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몰입하게 한 것으로 그 영화는 충분히 성공한 것이었다.


4. 영화는 움직이는 사진일 뿐이다. 대중 영화는 미술작품처럼 그렇게 높은 예술적 기준을 가지고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심지어 그 영화가 예술영화도 아니라 블록버스터라면.


5. 내가 본 백두산이라는 영화는 그냥 블록버스터에 충실한 시간 때우기 괜찮은 수준의 영화였다.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줄 필요도 없고, 그저 신나게 때려부수고 화려한 그래픽으로 사람들의 눈을 호강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만약 그 수준이 낮았다면 비판을 해야하겠지만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그 볼거리가 어설프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이 영화가 본령에 충실한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치면 수많은 흥행 블록버스터들은 뻔하지 않았는가? 사실 블록버스터는 뻔한게 정상이다.


6. 그냥 2시간을 만원 정도를 가지고 즐거운 시간으로 때우고 싶다면 백두산은 나쁜 영화가 아니다.(요즘 만원가지고 2시간 때우기 쉽지 않다..)


한 줄 평 : 그냥 만원주고 2시간 때우기 나쁘지 않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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