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과목이 어렵다고들한다. 그런데 나는 역사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이야기이다. 스토리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역사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상한변호사우영우의 스토리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면 역사 내용들을 잘 익히고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도 어렵다고 하면 역사책을 만화로 익히라고 조언한다. 특히 근현대사는 고대사만큼이나 복잡하고 어렵다는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께 굽시니스트의 한중일 세계사를 추천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관심에 없었던 일본사나 동남아시아사, 중앙아시아사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나는 일본만이 근대화에 성공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지방분권화 되어있던 권력구조로 인해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봉건제 상황에서 막부의 힘이 셌다고는 하지만 각 번별로 서양 문물을 빠르게 흡수해 부국강병하려는 시도들이 역동적으로 일어났다. 막부도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면서 변혁을 하려는 시도를 지속했지만 중앙 권력의 특성상 급진적인 변혁은 어려웠다. 결국 막부는실력적인 면에서 뒤쳐지는 상황에서 천황 중심 국가를지향했던 반막부세력에게 명분에서도 밀리면서 무너지게 되었고 메이지유신으로이어지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런 전개는 지방분권적인 권력구조가 아니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일본이 잘했다기 보다는 권력구조 상황에서 운때가 맞은 것 뿐이다.
또한 이 책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그려낸 한중일 역사 중심의 세계사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예를 들어 강화도 조약에 대한 접근이 신선했다. 강화도조약과 관련해서 내가 배운 국사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확장, 야욕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종이 친정체제로 전환한 이후 천황 호칭 문제로 껄끄러웠던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했고, 이후 실무적 문제에서 갈등이 생기면서 운요호 사건이 터졌고, 이를 적절히 수습하면서 조선도 조심스럽게 빗장을 열려고 하는 시도가 만난게 강화도조약이라는 것이다. 불공평조약이라는 부분에서 서술되는 무관세라는 부분도 일본의 강요라기 보다 관세에 대한 조선의 무지가 더 컸고 이것도 이후 개정이 된다는 점도 재미있다.
앞으로의 역사 교육에 대해서도 살짝 생각해보았는데 민족주의적인 시각을 줄이고 실리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접근해보면 어떨까 싶다. 결국 우리나라는 실리적, 실용적, 개방적인 마인드로 평생을 살아야 할 운명에 처한 국가인데 역사를 가르치는데에 있어서도 객관적인 시각에서의 역사를 가르침으로서 실용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역사 교육으로의 방향 전환을 하면 나라의 미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역사를 조금 더 재미있고 친숙하게 접근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IF 방식을 추천하고 싶다. 이미 결론이 난 역사적 사실을 앞에 두고 역사적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라거나, 해방정국에서 한반도가 분단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와 같은 상상을 곁들이면서 역사를 읽는다면 몰입감도 높아지고 뇌리에도 많은 것들이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