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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Dec 30. 2019

1년에 책 100권을 읽는다는 것

나의 2019년 독서 기록

올해 처음 읽은 책은 한문학자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조선풍속사 2》(푸른역사, 2010), 올해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일본 저자 나카노 교코의 《신(新) 무서운 그림》(세미콜론, 2019)이었습니다. 저의 2019년 독서는 미술책으로 출발해서 미술책으로 끝났습니다. 그림을 워낙에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미술책에 손이 갑니다. 올해 읽은 미술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명관 조선풍속사 2(푸른역사, 2010)

기산 김준근 조선풍속도 매산 김양선 수집본(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2008)

기산 김준근 조선풍속도 스왈른 수집본(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2008)

옛 사람의 삶과 풍류조선시대 풍속화(갤러리현대, 2013)

폴 자쿨레 다색조선(서울미술관, 2019)

백범영 백두대간(동덕아트갤러리, 2019)

황정수 일본 화가들 조선을 그리다(이숲, 2018)

조선병풍의 나라(아모레퍼시픽미술관, 2018)

대한제국의 미술(국립현대미술관, 2018)

대한콜랙숀(간송미술문화재단, 2019)

손태호 나를 세우는 옛 그림(아트북스, 2012)

치바이스 치바이스가 누구냐(학고재, 2012)

강명관 조선풍속사 3(푸른역사, 2010)

마이클 케나 – 코리아 I(공근혜갤러리, 2019)

공주 마곡사 괘불(국립중앙박물관, 2019)

근대서화봄 새벽을 깨우다(국립중앙박물관, 2019)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국립중앙박물관, 2019)

그레이슨 페리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원더박스, 2019)

김미경 그림 속에 너를 숨겨놓았다(한겨레출판, 2019)

김수정 그림의 눈빛(아트북스 2019)

엘리자베스 키스 키스동양의 창을 열다(책과함께, 2012)

정여울 빈센트 나의 빈센트(21세기북스, 2019)

소화한국근현대드로잉(소마미술관, 2019)

조선시대 실경산수화(국립중앙박물관, 2019)

박계리 북한미술과 분단미술(아트북스, 2019)

최석조 도화만발(아트북스, 2019)

서용선의 역사그리기(아트센터 화이트블럭, 2019)

유인숙 미완의 환상여행(이봄, 2019)

김정준 마태 김의 메모아(지와사랑, 2012)

이충렬 천년의 화가 김홍도(메디치, 2019)

나카노 교코 (무서운 그림(세미콜론, 2019)

     

제가 읽은 미술책은 크게 단행본과 전시 도록으로 나뉩니다. 여기에 미술을 소재로 한 에세이가 몇 권 있고요.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서 펴낸 기산 김준근의 도록은 아주 잘 만든, 귀한 자료집입니다. 박물관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죠. 강명관 교수의 조선풍속사 시리즈는 풍속화를 마중물 삼아 조선의 풍속사를 소개한 좋은 책입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좋은 미술책이 참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미술사가 황정수 선생의 《일본 화가들 조선을 그리다》와 전기작가 이충렬 선생의 《천년의 화가 김홍도》입니다. 황정수의 책은 엔간한 미술사학자들도 저리가라 할 만큼 이 분야에 독보적인 식견을 쌓아온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역작입니다. 책 자체의 만듦새는 안타깝게도 참담한 수준이지만, 책에 실린 자료들의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전기 작가로 유명한 이충렬의 김홍도 전기는 김홍도 연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책입니다. 김홍도의 출생지를 비롯해 서울에서 살던 곳과 말년을 보낸 곳 등을 새롭게 밝혀냈죠. 집요한 자료 추적과 합리적인 추론이 어우러져 그간의 김홍도 연구가 오해하고 간과한 부분들을 꽤나 설득력 있게 바로잡았습니다. 김홍도에 관한 최초의 전기이기도 합니다.



내공을 다지는 독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故 이윤기 선생이 기획하고 따님인 이다희 씨가 옮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휴먼앤북스, 2010) 10권을 읽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열전》(민음사, 2015) 2권을 김원중 교수 번역으로 읽었고, 중문학자 김근 교수의 《천자문은 힘이 세다》(삼인, 2019)를 두 눈 딱 감고 통독했습니다. 기초체력을 다지는 독서를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2017년에 시작한 김탁환 전작 읽기를 올해도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올해 읽은 김탁환의 책은 《아편전쟁》(민음사, 2016), 《열하광인》(민음사, 2015), 《열녀문의 비밀》(민음사, 2015), 《대소설의 시대》(민음사, 2019), 《노서아 가비》(살림, 2009), 《조선마술사》(민음사, 2016), 《진해벚꽃》(민음IN, 2006), 《가시리》(황소자리, 2017), 그리고 《불멸의 이순신》(민음사, 2014) 전 8권 가운데 6권을 읽었습니다.


제가 김탁환 작가의 전작을 읽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세월호였습니다.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길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며 세월호의 기억을 써내려간 그 소명의식, 그 용기, 그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저를 한없이 부끄럽게 했죠. 다들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침묵했죠. 김탁환의 글은 그런 부끄러움을 깨웠습니다. 그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은 작가의 글을 꼼꼼하게 읽어내는 것이라 생각했죠. 갈길이 아직 멉니다.



올해 책을 읽으면서 얻은 큰 수확 중 하나는 김보영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김보영의 소설은 놀라움을 줍니다. 딱히 장르 문학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SF 소설은 제게는 상당히 먼 영역이었죠. 그런데 김보영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덕분에 김초엽이라는 또 한 작가를 주목하게 되기도 했고요.


《난중일기》(글항아리, 2018)를 박종평 선생 판본으로 정독한 것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뒤이어 유성룡의 《징비록》(서해문집, 2003)과 정경운의 《고대일록》(서해문집, 2016), 도세순의 《용사일기》(새박, 2009)까지 임진왜란 관련 기록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갔습니다. 기록이 남기지 않은 여백들은 김탁환의 소설로 채워나갔죠. 어렴풋이 알고 있던 왜란의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독서는 그 어떤 경험보다 제게는 소중합니다.



1년에 100권을 읽는 게 가능할까. 솔직히 처음엔 자신이 없었습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그해 읽은 책을 헤아려보니 얼추 80권이 넘더라고요. 그래서 100이라는 숫자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독서노트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무슨 책을 읽었는지 하나하나 기록을 해놓으면 체계적인 독서에 상당한 도움이 되더군요.


도대체 언제 책을 읽느냐며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면서요. 발상을 바꿔야 합니다. 독서에 절대 시간을 할애하면 되더군요. 이를테면 점심시간에 50분 동안 책을 읽고 10분 동안 얼른 밥 먹기. 제가 즐겨하는 방법입니다. 퇴근 후 잠자리에 들기 전도 독서에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죠. 피곤함만 이겨내면 되니까요.


새해에도 변함없이 읽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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