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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Jun 03. 2023

미지의 대륙 아틀란티스…명불허전의 SF 고전

쥘 베른 <해저 2만 리>(열림원어린이, 2023)

  

수수께끼의 바다 괴물이 몰고 온 소문과 의혹, 그리고 공포. 그 궁금증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야심만만하게 진상조사단을 꾸려 바다로 나갑니다. 그곳에 초대된 프랑스의 박물학자 피에르 아로낙스 박사. 망망대해를 헤매고 다녔지만, 괴물은 나타나지 않고 사람들은 조금씩 지치고 후회하기 시작하죠. 하지만 괴물은 딱 그때쯤 나타나는 법. 배는 침몰하고 아로낙스 박사 일행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납니다.     


‘괴물’의 실체는 저 유명한 네모 선장이 이끄는 ‘노틸러스호’. 네모는 영어로 노바디(nobody), 라틴어로 ‘아무도 아니다’라는 뜻. 영화 <노바디>의 그 주인공이자, <존윅4>에서 흑인 살인청부업자의 이름. 노틸러스는 그리스어로 ‘뱃사람’이란 뜻입니다. 아로낙스 박사 일행을 처음 만난 네모 선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불운한 사정 때문에 여러분은 인간 사회와 인연을 끊은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중략) 나는 사회와 인연을 끊었어요. 그 이유를 평가할 권리는 오직 나만이 갖고 있습니다.”     


소설은 네모 선장이 던져준 떡밥을 따라 네모 선장이 인간 세상에 등 돌린 까닭을 해명하는 여정으로 독자를 끌어갑니다. 심해에 감춰진 미지의 왕국 아틀란티스에 이르는 과정이 <아쿠아맨> 같은 영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되겠죠.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 소설은 ‘바닷속 세계 일주’입니다. 책을 읽고 나니 쥘 베른이라는 작가를 SF의 아버지라 부르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열림원어린이에서 쥘 베른의 대표작 다섯 편을 읽기 좋게 다듬어서 새롭게 출간했습니다. 신뢰받는 번역가 김석희의 작품이니 더 말할 나위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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