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석 Nov 06. 2024

순환하는 자연을 화폭에…김덕용 작가의 ‘차경(借景)'

석기자미술관(112) 김덕용 <차경-시간과 공간을 빌리다>


서울 성북구에 전시장을 둔 옵스큐라 갤러리가 양재동에 새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개관전으로 김덕용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차경(借景) 연작을 성북동과 양재동 두 곳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산동네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한 성북동 전시장이 뜻밖의 입지로 흥미로움을 자아낸 것과 마찬가지로 양재동 전시장도 주변을 둘러보면 미술 인프라라곤 없는 동네에 온통 새하얀 옷을 입고 덩그러니 홀로 있다.     


차경-관해음, 2024, 나무에 자개와 혼합재료, 72×100cm



지하 1층 전시장은 예상대로 넓지 않다(좁다고 쓸까 하다가 마음을 바꾼다.).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중간에 걸린 <차경-관해음>부터 눈에 담고 지하로 내려와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흰 벽에 걸린 작품 12점을 찬찬히 감상했다. <차경> 작업의 연장이라 할 <오션 랩소디>라는 이름의 소품 5점을 포함해 출품작 전부 2024년에 완성한 신작이다.     


오션랩소디, 2024, 나무에 자개와 혼합재료, 각 70×40cm
차경-별유천지, 2024, 나무 재, 목탄, 자개와 혼합재료, 100×85cm
차경-관해음, 2024, 나무에 자개와 혼합재료, 78×110cm



2023년 봄, 이화익갤러리 개인전 이후만 보면 포스코미술관, 갤러리나우 개인전에 이어 이번 옵스큐라 개인전까지 끊이지 않는 전시 일정을 어떻게 다 소화하는가. 하여간 그 부지런함은 알아줘야 한다.     


 

전시에 맞춰 김덕용 작가의 대표 연작 <차경> 시리즈를 모은 작품집이 출간됐다. 30여 년을 헤아리는 작업의 궤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한 화집이다. 작가와 갤러리의 후의로 한정판으로 발간된 화집을 손에 넣었다. 30여 년 청년 김덕용의 예술적 고민이 시작된 지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예술 세계가 무르익어가는 모습을 보노라니 그래, 이래서 오늘의 김덕용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작업을 그동안 꾸준히, 고이 잘 간직해왔기에 이렇게 작가 인생에 기념할 만한 화집을 낼 수 있었으리라.     

성북동 전시장까지 돌아볼 여유가 없어 아쉬운 대로 우선 정리하고 기록해둔다.     


■전시 정보

제목: 김덕용 <차경(借景)-시간과 공간을 빌리다>

기간: 2024년 10월 16일~11월 30일

장소: 옵스큐라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8길 46 / 성북구 성북로23길 16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