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의 손을 잡고 아파트 단지 안을 걸었던 어느 날 저녁,
"엄마는 달 중에 손톱달이 제일 예쁜 것 같아."라고 말한 적이 있다.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냥- 그날 하늘에 떠있던 초승달이 꽤 예뻤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날 이후, 손톱달이 뜨면 아이가 내게 하늘을 보라고 알려준다.
첫째는 다섯 살.
아직 달이 어떤 주기로 달리 보이는 것인지, 왜 그런 것인지 잘 알지 못하는 나이다.
내게 손톱달이 뜬 걸 알려주기 위해 얼마나 자주 하늘을 올려다봤을까?
마냥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은 어떤 달이 뜰 지 궁금해했을 아이의 여러 날들을 상상해본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도 나를 생각해준 아이가 예쁘고 고마웠던 밤,
하늘은 손톱달을 띄워 하루를 정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