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번 출근하는 사람

전쟁과 휴식 사이, 여섯 시간

by 김승연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원을 빠져나오면서

스트레스를 몰아내는

긴 숨을 내쉰다.

그게 한숨인지 그저 긴 숨인지는

항상 헷갈린다.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짧은 두 시간이지만

숨도 눈치를 보며 쉬어야 하는

어떻게 하면 울지 않고

빨리 옷을 입혀

나가게 할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있다

총성 없는 전쟁,

많이 알려진 등원전쟁을 치른 것이다.

자차로 등하원을 하는 나는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차에 타자마자

일단 아이들을 위해 틀어뒀던

동요부터 바꾼다.

요즘은 봄이 오니

두둠두둠 그런 걸로.

춤바람이 났다고 해도

차에서만큼은 자유다.

경쾌하고 설레는 음악으로

전쟁으로 피폐해졌던

나의 마음을 희석시킨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은 6시간.

가장 후회 없이 충전하고

완전하게 회복해야 한다.

집에 오면

어제 아이들을 재우면서 같이 잠들어버리느라

보지 못했던 예능이나 드라마를 일단 튼다.

빨래를 개면서

핸드폰을 하며 깔깔거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진정한 자유부인이다.

청소기, 세탁기, 식세기

돌릴 수 있는 건 다 돌린다.

4인 가족에게 정리란

그냥 일단 돌리고 보는 거다.

기계가 좀 돌아야지

그나마 사람 사는 집으로 복구가 가능하다.



오후에는 밀프랩까지 준비해 둔다.

채소나 재료 다듬어놓고

소스나 양념장까지 만들어놓는 작업이다.

5시에 조리만 하면 될 수 있도록

모든 세팅을 끝내놨다.

준비하지 않으면

또 배달음식으로 직행이 된다.

이 집안의 뱃살을 지키기 위한

최전선이 바로 나다.

오늘은 모처럼 영화를 예매해 뒀다.

나도 천만이 넘는 영화는

그래도 봐줘야지 하는 생각에.

하원 전 서둘렀다.

단종이 죽는 장면에서 10분을 울었지만

나오니 3시.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린다.

여운을 가져갈 여유는 없다.

다시 엄마 모드다.

애매하게 남은 30분의 시간을

커피를 마시러 갈지

그냥 가야 할지 고민하다

마트에 가서 아이들 간식을 샀다.

곧 오를지 모른다는

종량제 봉투만 사서

아이들에게 간다.

뭐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6시간이 끝났다.

이제 다시 업무 모드다.

육아 퇴근까지 남은 시간은

6시간이다.

남편은 오늘도 야근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퇴근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