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확신이 없을 때, 나는 산업을 먼저 읽기로 했다

by 김서영

이 브런치북은 분명한 결론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확신이 사라진 순간에서 시작됐다.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며 성과를 내고, 익숙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설명하기 어려운 질문이 마음에 남았다. 이 일을 계속 이 산업 안에서 반복해도 괜찮을까. 직무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는, 산업이라는 환경 자체에 대한 질문에 가까웠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다른 가능성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지 모른다는 감각이 동시에 존재했다.

이 질문 앞에서 나는 곧바로 ‘이직’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산업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새로운 선택지를 빠르게 결정하기보다, 내가 서 있는 자리와 그 바깥의 세계를 차분히 비교해보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바이오 산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너무 멀고, 너무 전문적인 영역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공부를 이어갈수록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다. 산업은 달라도,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를 이해하려는 사고의 방식은 완전히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 브런치북은 이직 성공기나 산업 분석 보고서가 아니다.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긴 사고의 기록이다. 무엇이 맞는지 단정하기보다는, 무엇이 다른지 관찰하고 정리하는 과정에 가깝다. ‘이직’이 아니라 ‘사고 전환’으로서 산업을 탐색하며,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질문했는지를 솔직하게 적어두고 싶었다.

확신이 없다는 것은 방향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믿는다. 다만, 속도를 늦추고 더 넓은 지형을 살펴보고 싶어졌을 뿐이다. 이 기록이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하나의 참고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