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사는 법을 배운지 3개월차
이곳 키르키즈스탄은 꽤 춥다.
지리적으로도 추운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난방시설이 잘 안되어있다.
그래서 더 춥다. 몸을 녹일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언어공부를 해야했기에 그 시간에 누군가가 우리의 자녀를 돌보아 주는것이 필요했다.
이시기에 우리는 언어학원에서 오전에 수업을했었고, 그 시간에 학원 근처에 아이를 봐주는 사람에게 잠시(2-3시간정도) 아들을 맡겼었다.
이곳은 독립한지 오랜시간이 지나지 않았기에 아직 꽤 많은 러시아인들이 살고 있었다.
키르키즈스탄인보다는 러시아인들이 좀 더 자녀들을 돌보는데 나을것이라 판단한 우리는 러시아 보모에게 우리 아들을 맡겼다.
이때 우리 아들 나이가 한국나이로 3살이었는데, 이제 말을 조금씩 하는 나이였다.
우리는 언어공부를 해야했기에 과감히 아이를 러시아 보모에게 맡기고 열심히 공부했다.
처음 맡길때 좋았던 점은, 우리가 공부하는 시간동안 공원에서 우리 아들을 산책시키고 놀아주고 하였다.
러시아에서는 어린이집에서 낮에 산책 등 바깥활동을 꼭 한다.
바깥활동이 아이들 정서나 여러가지에 좋은것을 알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부터였다.
조금 빨리 겨울이 시작되었는데, 겨울이 되면 산책을 하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아 줄걸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러시아 보모가 하는말이, 전혀 춥지 않다는 것이었다.
"춥지 않다."
"......"
'아 정말 추운데...이분들에게는 춥지 않은 날씨구나...ㅠㅠ; '
암튼, 우리에게는 무엇인가 요구는 할 수 있지만, 이 나라의 문화와 법(?)을 따라야 했기에 어쩔수 없이 아이가 산책하더라도 그냥 둘 수 밖에 없었다.
할수 있는건, 최대한 따뜻하게 입혀서 맡기는것...
정말 추운 날씨일때도 산책을 했고,
눈이 엄청 많이 올때도 산책을 하고..
비 오는날 이외에는 거의 산책을 시켰던것 같다.
영하의 날씨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2시간 정도 수업이 끝난 후에 아이를 다시 볼때는, 얼굴, 손이 완전 차가워져서..걱정과 근심이 생겼지만
다행한건지, 아님 원래 괜찮은건지..바깥에서 춥게 산책했다고 해서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특별히 추운날은 걱정과 근심 속에서 아이를 맡겼던것 같다.
처음 겪어 보는 문화적 차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