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회사생활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으면 넉넉히 이겨 낼 수 있다. 사람은 일에 대한 압박보다 사람으로부터의 외면이나 비난 등으로 인해서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때 가장 힘겨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전업주부는 실제로 극한직업인데, 그러한 극한직업을 그래도 주부들이 잘 해낼 수 있는 건 주변에 마음이 맞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이웃 또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만 분위기 괜찮고 맛도 있는 브런치 카페들이 항상 자리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곳은 주부들이 살 수 있는 어떠한 생명력을 제공해주는 최고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면 언제 내가 이렇게 극한직업을 하고 있는지 쉽게 잊어버리게 만든다. 그 망각은 또다시 힘겨운 주부생활을 이어나갈 아주 큰 힘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나도 이걸 원하는데..
어떠한 브런치 카페를 가봐도,
어떠한 커피숍을 가봐도,
남성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잡담을 하거나 집안일과 아이들 케어에 힘겨움을 토로해내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이것이 사실상 남자들이 집안일과 주부로 직업을 전환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원인이자 걸림돌이다.
아직은 먼 미래의 그림 같지만,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을 기대해 본다.
브런치 카페에는,
여자들만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남자들도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유모차를 끌고 온 아빠들이 한 구석에 아이를 재워놓고..
서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신세타령을 하면서 서로 위로해주는 모습을 그려본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남성들이여,
우리도 이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당당하게 어깨 피고 브런치 한번 먹어보자!!
우리도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