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명을 바꿨다. 역시나 이름을 짓는 건 너무나 어렵다. 기존에 썼던 김씨네 가족은 나의 정체성을 가족 안에 한정시키는 느낌도 들고 글에 대한 주제를 가족으로만 한정해야 하는 압박을 받아서 뭔가 바꾸고 싶었다. 가족 이야기는 꾸준히 쓸 테지만 나의 이야기도 쓰고 싶은데 뭔가 내 브런치랑 맞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이름을 언젠가는 바꿔야지 하면서 마땅히 떠오르는 닉네임도 없고 해서 바꾸지를 못했다.
2021년에는 새로운 일들에 대해서 도전도 하고, 나만의 이야기와 일에 대한 이야기도 쓰고 싶어서 조금 필명을 바꿀 필요가 느껴서 이번 기회에 이름을 바꿨다. 실명을 하기에는 왠지 브런치랑 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닉네임을 쓰자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래서 절충안으로 실명이지만 한국에서는 잘 안 불리는 영어 이름을 쓰기로 했다.
내 영어 이름은 원래 다니엘이었는데, 그 이름을 한국에서는 큰 어려움 없이 쓰다가 실제 영어권 국가인 뉴질랜드에서 지낼 때 여러 가지로 곤혹을 겪었다. 나의 이름은 다니엘을 내가 잘 발음을 못하는 것이었다. 다니엘에서의 엘 부분이 나에겐 꽤 힘겨운 발음이었다. 한국에 있었던 영어 선생님들은 잘 이해했는데 막상 영어권 국가에서 나의 이름을 소개하니 사람들이 내 이름을 못 알아듣는 것이었다. 이런 낭패가..
그래도 뉴질랜드에 있을 때 꾸준히 그 이름을 쓰다가 결국에는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Danny로.. 원래 다니엘이 대니다. 같은 이름이고 애칭 같은 거라고 하던데 일단 Danny라고 하니 부르기도 쉽고 사람들이 내 이름을 두 번 물어보는 일이 없다.
암튼 닉네임을 Danny로 바꿨으니 이제 글의 주제를 조금 더 넓혀도 될 듯하다. 왠지 개명한 사람들의 느낌을 조금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