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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가족 Jul 29. 2023

강사님! 선생님! 교수님! 애매한 호칭들..

"교수님"

교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끔 대학 강의를 가면 듣게 되는 호칭이 있다. 그건 교수님!! 교수가 아닌데 교수라는 호칭을 들으니 꽤나 기분이 좋다. 내 친구 중에 친한 녀석이 나에게 매번 전화로 '김교수'라고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 덕에 내가 가끔 대학교에 가서 강의도 할 수 있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한다. 그 친구는 매번 나에게 소개해줄 테니깐 빨리 석사도 하고 박사도 하고 그래서 한국사회에선 '교수'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은 딱히 나에게 그게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아니 조금 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그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지금 나에게 '교수'라는 타이틀이 필요할까 싶다. 물론 대학교의 겸임교수 같은 걸로 빠르게 효과를 낼 수 있는 '교수' 타이틀을 얻을 수도 있다. 암튼 가끔 잘 모르는 대학생들이 나에게 '교수님'이라고 이야기하면 기분이 좋기는 하다.


"강사님!"

가장 많이 듣는 호칭이다. 교육사업을 하는 관계자들은 '강사님'이라고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미국 같은 사회에선 '이름'을 부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호칭이 중요하다. 그래서 '강사님'이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리고 수업을 하게 되면 수강생 중에서도 이 호칭을 많이 쓴다. '강사님!!' 지금은 이게 가장 많이 듣다 보니깐 가장 익숙하긴 한데 뭔가 약간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약간의 거리감을 주어서 일적으로는 이 '호칭'을 사용하는 분들과 꽤나 적절한 편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선생님!"

가끔 수강생들이 이 호칭을 사용하고 나에게 주로 교육을 주선해 주는 회사의 관계자분도 이 호칭을 많이 쓴다. 아마도 이 업계에 오래 계셨던 분들은 주로 강사들에게 이 '호칭'을 사용한다. 아마도 '선생님'이 주는 조금은 더 교육적이면서도 조금은 더 존경스러운 호칭이 포함된 느낌을 주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강사님'에서 주는 거리감을 좁히면서 조금 더 매끄러운 일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일 수 있다. 어떤 목적에서건 듣는 입장에선 이 '선생님'이란 게 가장 친근하고 뭔가 존중을 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이 이 호칭을 쓸 때는 약간의 부담도 든다. 내가 무엇인가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다. 직업적으로 무엇을 가르치긴 하지만 호칭에서 오는 부담감이 조금은 더해지는 느낌이다. 어떤 지식만 전달하는 게 강사라면 선생님이라는 용어는 지식과 더불어 조금은 더 큰 관점에서 인생 전체를 약간 도와준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호칭을 받기에 내가 그런 자격을 갖추었는가?라는 질문을 불러일으키는 호칭이다.


호칭보다 중요한 것

결국은 강의의 내용이며, 그 강의를 들었을 때 얼마나 수강생들에게 유익을 주는지가 강사의 호칭보다 더 중요하다. 내용이 좋으면 '강사님'이라고 부르기가 애매해서 '교수님'으로 부를 수도 있고, 내용이 별로면 '교수님'이라고 부르기엔 자격이 안 되는 것 같아서 '강사님'이라고 할 수도 있고.. 너무 내용이 좋아서 진심으로 존경을 표현하고 싶어서 '선생님'으로 부를 수도 있다.


일타강사 정승제 선생니의 경우는 이 호칭들이 다 애매해서 자신을 '생선님'이라고 불러달라고 하던데.. 아마도 그렇게 호칭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건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강의 내용만큼은 그 어떤 강의보다 유익하다는 걸 스스로 확신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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