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프리랜서로 일하는가?
"프리랜서(freelancer)는 특정기업, 단체, 조직 등에 전담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이용해 사회적으로 독립적인 개인 사업자를 말한다. [위키백과]"
직업은 다양하나 그 직업을 가지고 있는 형태는 어떠한 조직에 속하거나 그렇지 않거나의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프리랜서의 경우 후자에 속하는데 어떠한 조직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는 굉장히 '자유롭다'라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강사'의 직업은 대부분 '프리랜서'형태를 원하지만 또 기업이나 단체 및 조직에 속한 강사도 가능하다. 전자의 경우는 조금 더 돈을 많이 벌면서 자유롭고 싶은 경우가 될 수도 있고 후자의 경우는 많은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업을 원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혹은 '돈'을 많이 버는 '일타강사'의 경우는 필연적으로 조직 및 단체에 속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세금에 있어서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보다는 '법인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은 큰 수익이 아닌 적당한 수익을 벌면서 조금은 자유로운 삶의 형태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 '프리랜서'라는 직업의 형태를 갖고 일하게 되는 것 같다.
자유 속에 숨겨진 불안함
프리랜서는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완전히 입증해야 한다. 타인의 도움을 받거나 어떤 조직의 힘, 혹은 회사의 뒷힘으로 자신의 가치를 부풀린 수 없다. 물론 시장이 크지 않을 경우는 나름의 경쟁력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낼 수 있다.
'강사'의 경우는 강의이력과 그 강의 주제가 시장의 트렌드와 맞는지, 그리고 시장에서 그 강사의 평가가 어떠한지에 따라서 그 가치가 입증이 된다.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주관적이기도 하지만 또 나름의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영역도 있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강사'의 경우는 스케줄이 꽤나 복잡하다. 강의라는 것이 항상 일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의가 많을 때도, 적을 때도 있다. 때로는 아예 강의가 없는 긴 비수기도 존재한다. 대부분은 그러한 비수기 때 그동안 준비하지 못했던 공부를 하거나 강의안을 업데이트하거나 다음 강의를 준비하는 게 대부분이다.
문제는 일정이 잡혀있지 않는 동안 '다음강의'를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 쉽지 않음에는 다음 강의가 들어올 것인지에 대한 불안함, 그리고 수입이 잠시 중단된 것에 대한 불안함이 포함된다. 시간은 꽤나 여유가 있지만 그동안 많이 벌었더라도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통장의 잔고가 줄어드는 건 꽤나 불안함을 주기 마련이다.
특히 나와 같은 IT직군의 강사들은 꽤나 시간당 강사료가 적지 않기 때문에 많이 벌 때는 그 금액이 결코 적지 않다. 통장에 많은 돈이 들어오면 누구나 감각을 상실하여 평소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된다. 돈이 없던 시절 잘하지 못했던 것들을 아무 걱정 없이 마음껏 쓰는 순간들이 꽤 오게 된다.
문제는 그 금액이 한 달이 아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관리해서 써야 하는데, 수업이 앞으로 얼마나 있을지 내년은 어떤 상황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재정에 있어서 관리포인트를 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상향된 소비습관이 강의가 완전히 사라지고 비수기 때 현타가 오기 시작한다.
다시금 재정지출을 줄이고 생활습관을 검소하게 바꾸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이 재정적 불안함을 이겨낼지 고민하면서 자유를 즐기기보단 스트레스를 꽤나 받게 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불안함이 주는 유익
불안함이 주는 불편함이 분명히 있지만 불편함보단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스타트업 대표들이 매일 성장하면서도 불안하지만 그 성장의 과정을 즐기듯이 프리랜서 역시 미래가 불안하지만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 희망이란 것은 불안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그 어떠한 것이다. 미래가 매번 확정되어 있다면 희망이란 것이 존재하기 힘들다. 아마도 많은 직장인들이 매너리즘에 빠지고 영혼 없이 일하는 이유가 돈이나 매일의 출근보다는 미래의 희망이 사라진 그 무엇이 아닐까?
직장인의 미래는 퇴사하는 선배들, 점점 자리가 좁혀져 가는 자신의 위치, 그리고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어리고 똑똑한 후배들이기 때문에.. 그 무리 속에서 희망을 갖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듯하다. 물론 프리랜서의 세계도 이러한 것들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 자기가 한만큼은 인정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세계이긴 하다. 직장에선 조직 안에서의 어떠함이 중요했다면 프리랜서 세상에선 오직 자신의 힘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세계라는 차이가 있다. 그 말이 오히려 더 무서운 것일까? ㅎㅎㅎ
어쨌거나 프리랜서는 대부분 굉장히 바쁜 시기가 있고 또 전혀 일이 없는 시기도 있다. 전혀 일이 없는 시기에도 스스로 일을 하기는 하지만, 그 느낌이 직장을 퇴사하고 백수가 된 시점에서의 느낌과 사뭇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 시기를 어떻게 지내는지가 결국 프리랜서로서 삶을 오랫동안 지속하면서 꽤나 윤택하면서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 무엇을 기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누구나 자유를 꿈꾼다.
그러나 완전한 자유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불안 속에서 희망을 느끼기도 하며
희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불안을 경험하기도 한다.
어차피 두 가지 감정을 교차해서 경험해야 한다면 어떤 상황과 감정에 있든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꽤나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