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사는 법을 배운 지 2개월
발전은 사람을 더 피곤하게 하는 게 있다. 여기 덜 발전된 나라인 키르기스스탄에는 분리수거라는 것이 없다. 환경오염이 걱정이 되긴 하지만, 나 혼자 분리수거를 한다고 해서 환경오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럴 땐 그냥 이곳의 법을 따라야 하는 게 최선이다. 그런데 몸이 편해지니 이곳 방식이 좋아진다. 인간은 그냥 이기적인 존재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한국에 잠시 가서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 상황을 깨달을 때, 세상에 이보다 힘들고 귀찮은 일이 있을 왜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역시 환경의 지배를 벗어나기 힘든 존재인가 보다. 아니 그보다는 자기가 편하면 좋고, 불편하면 싫어하는 본성을 거스르기 힘든 존재인 듯하다.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행복감에 젖어 쓰레기를 버리려는 순가, 내 눈앞을 의심케 하는 무언가가 있다.
“어, 저 빵을 왜 저기 걸어두었지? 그것도 냄새나는 쓰레기통 옆에..”
이곳은 한 달 평균임금이 200불 정도 된다. 재밌는 것은 의사도, 교수도, 사무직 직원도, 청소원도 대부분 200불 전후다. 오히려 택시기사가 돈을 더 많이 번다.
경제상황이 넉넉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는 베풂과 나눔이 있다. 그들보다 더 가난한 이들을 생각하여 쓰레기통 옆에 저렇게 배고픈 이들을 위해서 누군가가 빵을 걸어 둔 것이다.
이곳 사람들의 한 끼 식사로 먹는 빵인데, 20~25 솜, 한국돈으로 400-500원 정도 한다. 그 정도도 없는 이들이 있기에 그들을 위해서 본인들도 부족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며 나누는 풍성함을 보게 된다.
많이 가졌다고 많이 베풀 수 있기도 하지만, 적게 가졌다고 베풀 수 없는 건 아니다. 나는 그들에 비하면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 소유의 불만족이 나보다 부족한 이들을 생각하지 못하게 막는 걸림돌이 아닌가 돌이켜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