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행복한 사랑 이야기

by 김유려

어떤 예쁜 아가씨가 있었어요. 그 아가씨는 언제나 진정한 사랑을 꿈꿨죠. 그러던 어느날 아가씨는 멋진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아가씨는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라면 주변의 시선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아주 씩씩하고 당찬 사람이었답니다. 아가씨는 청년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했어요. 하지만 역시 진정한 사랑을 얻는 일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가씨는 꾀를 내어 청년의 친구인 뚝딱이에게 부탁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뚝딱아, 내가 저 청년과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이어주겠니?"

뚝딱이는 그러겠노라고 아가씨에게 약속했어요. 하지만 사실 뚝딱이는 슬펐답니다. 뚝딱이는 이미 그 아가씨를 사랑하고 있었거든요. 뚝딱이는 갑자기 화가 났어요. 뚝딱이의 친구인 멋진 청년은 원래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자기가 사랑하는 아가씨까지 빼앗긴 것 같았어요. 그래서 뚝딱이도 꾀를 내었답니다.


다음 날 아가씨는 뚝딱이에게 물었어요.

"뚝딱아, 어떻게 되었니? 청년에게 내 마음을 전해주었니?"

아가씨는 가슴이 콩닥콩닥했어요.

뚝딱이가 대답했어요.

"응, 네 마음을 전해주었어. 하지만 그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단다."

아가씨는 심장에 뾰족하고 두꺼운 창을 관통당한 것 같은 고통을 느꼈어요. 가슴이 저리도록 아파왔어요.

그런 아가씨의 모습을 보는 뚝딱이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어요. 뚝딱이의 말은 거짓말이었거든요. 뚝딱이는 사실 청년에게 아가씨의 말을 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뚝딱이에게는 희망이 생겼어요. 마음 아파하는 아가씨를 자신의 사랑으로 감싸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갈 곳을 잃은 아가씨의 마음은 자신을 위로해 주는 뚝딱이에게 의지하게 되었어요.

뚝딱이는 너무나 행복했어요. 이제 아가씨의 진정한 사랑의 상대는 자신이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한 달, 두 달 흘렀어요.


몇 달 지났을 무렵, 아가씨는 뚝딱이 앞에서 울먹이다가 울음을 터뜨렸어요. 뚝딱이가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아가씨는 좀처럼 대답해주지 않았어요. 뚝딱이는 괜찮으니 말해보라고 다정하게 이야기했어요. 그제서야 아가씨는 망설이는 기색으로 울먹거리며 한 마디를 했어요.

"뚝딱아, 나...그 청년을 잊지 못했어...아직도 사랑해..."

뚝딱이는 당황스러웠어요. 마치 머리에 무거운 망치를 맞은 것 같았죠. 하지만 아가씨는 뚝딱이가 싫어서 떠나겠다고는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뚝딱이는 여전히 청년에게 이기고 있는 거예요. 괜찮아요. 이 정도는 아가씨의 사랑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견딜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뚝딱이는 느낄 수 있었어요. 여전히 청년을 바라보는 아가씨의 애절한 눈빛을. 청년의 손을 잡고 싶어하는 아가씨의 안타까운 손길을. 청년의 품에 안기고 싶은 아가씨의 가녀린 허리를.

하지만 뚝딱이는 아가씨를 떠날 수 없었어요. 아가씨는 이제 뚝딱이에게 관심이 꺼져가는데도요. 그저 옆에 있기만 할 뿐이었어요. 그렇지만 뚝딱이는 아가씨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시간이 더 흘러 아가씨의 곁에 뚝딱이가 머물게 된지도 꽤 되었을 무렵, 아가씨는 뚝딱이에게 말했어요.

"뚝딱아, 나는 이제 그 청년은 포기했어. 하지만 너도 좋아하지 않는단다. 그렇지만 네가 좋다면 내 옆자리에 있어도 괜찮아. 단, 내 진정한 사랑이 나타나면 자리를 비켜줘야 해. 그렇게 해주겠니?"

뚝딱이는 당연히 그러겠노라 했어요. 왜냐하면 여전히 아가씨 곁에 있을 수 있으니까요. 자신이 아닌 진정한 사랑은 아가씨에게 있을 리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이 정도는 얼마든지 괜찮아요. 심지어 이젠 그 청년도 경쟁 상대가 아닌걸요. 뚝딱이는 행복했어요.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조금 불안했어요. 하지만 괜찮았어요. 하지만 불안했어요. 하지만 괜찮았어요. 하지만 아주 불안했어요. 오, 괜찮았답니다. 하지만 불안하고도 괜찮았어요. 아니에요, 괜찮았어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아가씨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더 멋진 청년과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올린 후 행복하게 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