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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ㅅㄱ Dec 03. 2023

마시고 비워지면 다시 채워지는  소주잔처럼.

선배님들의 정년퇴직을 기념해서...

2023년의 마지막 달인 12월 오늘

세 분의 선배님을 모시고 이렇게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한 해를 보낸 다는 것으로도 서운한데

30년 넘게 몸담으며 정들었던 직장을 마무리하는 선배님들의 마음은 어떨지 사뭇 짐작이 되지 않습니다.

목소리 우렁차고 피 끓던 청춘의 시간은 부지 부식 간 흘러가 버리고

창밖의 하얀 눈이 초목을 뒤덮듯 검은색의 머리카락은 새하았게 변해 버렸습니다.

세월을 원망도 해보고, 시간을 되돌려 보고도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게 세상사겠지요.

어쩌면 그 많은 시간만큼 선배님들의 사랑과 애정은 저희들에게 스며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16년 전 청송교도소에서 전입 와 같이 술잔을 나누던 게 엊그제 같은데 무심한 세월은 선배님들을 잡아두지 않네요.

흘러간 시간만 생각한다면 사무쳐 오는 아쉬움에 가슴 아려 오지만

교도관으로서 무탈하게 임기를 마치고 정년퇴직하시는 선배님들께 오늘은 축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선배님들의 새로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마음에 설레기도 합니다.


어느 가수는 노랫말에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라고 노래했지만 선배님들의 청춘은 아직 지지 않았습니다.


마시고 비워지면 다시 채워지는 소주잔처럼

오늘밤 여러 후배들이 비워져 버렸을지도 모를 선배님들의 가슴속 잔을 다시 채워드리겠습니다.

따스하게 채워진 가슴으로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어가시도록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그동안 베풀어 주신 관심과 애정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23년 12월 1일

눈 내리는 밤.

후배 일동.




누군가를 보낸다는 것 그리고 남는다는 것,

떠나는 이들의 빈자리만큼 남아있는 자들의 공허한 마음도 크네요.

직장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꺾여버린 어깨가

한 겨울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처럼 가슴 시리게 하지만

아쉬움 털어 버리고 웃으며 떠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행복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퇴직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선배님들께 드렸던 작은 글귀를 그들을 그리며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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