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재봉틀>
겨울 근무복 속에 내피가 들어있다
외투에 끼워 입으니 소매가 거슬려 입을 때마다 답답했다
동네 세탁소에 들려 팔을 자를 수 있냐 물으니 삼만 원을 달랜다
무덤덤 한 척 올해 날씨가 쌀쌀해 그냥 입어야겠다 말하고 나왔다.
터벅터벅 집으로 가는데 엄마 집의 오래된 재봉틀이 떠올랐다
가끔 헌 옷가지를 수선할 때 쓰시던 내 나이와 맞먹는 재봉틀이다
본가 가는 길에 근무복 내피를 어머니께 드렸다
팔을 잘라주라 말했다
귀가 어두워 지신 이후로 꼬치꼬치 물으신다
안에 입기에 불편해 그런다 그랬다
해놀테니 저녁에 가져가라 하셨다
퇴근 후 엄마집 문 앞의 쇼핑백을 들고 왔다
집에 와 열어보니 부탁한 내피가 들어 있었다
펼쳐보니 모양이 조금 애매했다
어깨에서 잘려 있어야 할 소매가 팔꿈치에서 잘려있었다
귀가 어두워지더니 말을 못 알아들으셨나 싶었다
며칠 후 엄마와 통화할 일이 생겼다
끊으려는데 고친 옷은 잘 입고 있냐며 한마디 하셨다.
"어깨가 시리면 더 추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