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너를 보내며(25.12.31)>
숨 한 번 크게 들이쉰 것 밖에 없는 것 같은데
너는 오늘의 그림자가 되어 버렸다
사건의 시간 속에 우리의 믿음이
엉켜버린 실타래 되기도 했고
차곡차곡 쌓아 놓았던 노력의 결실들이
파도치는 해변가의 모래성이 되기도 했다
진흙탕 속에서 연잎이 피어올라
미소 짓게 만들기도 했고
메마른 곳의 거칠음을 뚫고 나온 새순이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너는 아무런 감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삼백육십오 개 중 마지막 남은 하나가
이제는 아련한 기억으로 남겨 달라고 이야기한다
붙잡고 싶어도 손 내밀수 없는 너를
이제는 가슴에 남겨 두려 한다
꼭꼭 담아두어 네가 아련히 떠오를 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씩 들춰 보며 눈물지을 수 있도록...